강릉에 갈 일이 있어서 그동안 마음에 두었던 커피집을 찾아갔다. 커피를 좋아하고 특히 핸드 드립커피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알 법한 우리나라 1세대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곳이다. 휴가 시즌의 일요일이었고 점심 즈음이라 사람이 많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길을 나섰다. 이것저것 정보 없이 나선 초행길이라 찾아가는 이 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한적한 시골에 자리한 커피집에 도착. 생각한 것보다 훨씬 소박하고 걱정했던 것보다는 사람이 적었다. 24시간 영업하는 카페가 즐비한 도시에 비해 이 날 찾은 커피집은 이렇게 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일주일에 문을 여는 요일도 몇 날 되지 않고 영업시간도 길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 그럴만한 사정을 커피집 들어서는 곳에 적어 놨다.
기계도, 사람의 몸도 오래 사용하면 고장이 나기 마련입니다. 지난 27년간 수많은 커피를 내려온 손목이 “이제 그만 쉬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옵니다. 커피를 추출하는 순간에는 오직 커피만 생각하려 하지만 주전자를 쥔 손목에 집요하게 따라붙는 통증을 더는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당장은 줄어든 영업시간에 서운하고 불편하실 런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오래 커피를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멀리보고 내린 결정이니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 ‘선생님, 커피 있습니다’라는 직원의 말에 로스팅실에서 나와 커피를 내리는 그분을 바라봤다. 구부정해진 등, 오른손에 감겨 있는 손목 보호대가 마음 쓰였지만 주전자에 물을 따라 커피를 내리는 모습은 30년 가까이 지켜오고 있는 초심 그대로인 듯 보였다. 커피 한 잔 내리는 일이 뭣이 그렇게 중하냐고 할 수 있지만 그분에게는 온 인생을 걸어 온 ‘고집’ 같은 것이라 생각됐다.
고집! ‘자신의 의견을 바꾸거나 고치지 않고 굳게 버팀. 또는 그렇게 버티는 성미’라고 사전에 나와 있다. 고집의 한자를 각각 뜻으로만 보자면 여러 뜻이 있고 그중에는 ‘한결같이 固’, ‘지킬 執’ 이라는 뜻도 있다. ‘좀 더 오래 커피를 하고 싶다’는 선생님의 고집은 고치지 않고 굳게 버티는 고집보다는 한결같이 지키고 싶은 고집에 가까운 듯하다. 그 고집이 어느 쪽이든 그분과 같은 고집이라면 내 삶에도 그런 고집부릴 일 하나쯤은 만들어 지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닭고기 전골
주재료
닭다리 살 150g, 배추 2장, 양파 1/4개, 당근 1/6개, 팽이버섯 1/2봉지, 대파 1대, 풋고추·홍고추 1/2개씩, 불린 당면 50g, 다시마 국물 3컵,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닭고기 양념 재료
고추장 2, 고춧가루 1, 국간장 1, 다진 마늘 1, 다진 파 1,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 요리 시간 30분
1. 닭 다리살은 깨끗하게 손질하여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분량의 양념 재료를 섞어 버무린다.
(고추장 2, 고춧가루 1, 국간장 1, 다진 마늘 1, 다진 파 1, 후춧가루 약간)
2. 배추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양파는 굵게 채 썰고 당근도 배추와 비슷한 크기로 썬다. 팽이버섯은 밑동을 자르고 대파, 풋고추, 홍고추는 어슷하게 썬다.
3. 냄비에 불린 당면과 준비한 재료들을 돌려 담고 다시마 국물을 부어 끓인다.
4.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글=요리연구가 이정은,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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