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3일 개각과 자민당 인사를 단행하자마자, 아베 총리의 9년 장기집권을 위한 움직임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신임 간사장이 오는 2018년 9월로 끝나는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연장을 검토하는 기관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4일 보도했다. 연장 여부는 연내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다. 연장 폭은 1기·3년 이상으로, 아베 총리의 총재 3연임을 염두에 둔 것이다.
니카이 간사장은 3일 아베 총리의 자민당 집행부 인사를 통해 새로 간사장에 임명된 인물로, 아베 총리의 총재 임기 연장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 현재 자민당은 당 총재의 임기를 최대 연속 2기·6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연장을 위해서는 당칙을 개정해야만 한다.
아베가 장기집권을 염두에 두고 당내 인사를 단행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개각도 장기집권의 노림수라는 지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개각에서 최초로 입각한 8명에 대해, 총리 측근인 2명과 니카이 간사장 측근인 2명을 비롯해 당내 파벌을 고루고루 입각시켰다고 평가했다. 임기연장을 위해서는 당내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아베의 인사가 '포스트 아베' 탄생 움직임을 완벽히 차단한 것은 아니다. 일본 NNN 방송은 이번 개각을 계기로 내각에서 벗어나 독자적 세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이시바 시게루 전 지방창생담당상에 주목했다. NNN 방송은 "이시바 전 지방창생담당상이 아베 총리의 요청을 거부하고 내각을 벗어났다"며 "앞으로 그가 당내의 '반(反) 아베' 세력 결집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시바 전 지방창생담당상은 지난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 때 아베 총리와 맞붙어 패했지만, 여전히 유력한 포스트 아베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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