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이철성 경찰청장 내정자가 석사학위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용호(56·전북 남원임실순창) 국민의당 의원은 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경찰청장의 경우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인사검증을 통해서 내정된 분으로, 인사 검증을 제대로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 내정자는 지난 2000년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통일대비 남·북한 경찰통합방안 연구'라는 논문으로 북한학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 의원측이 165쪽 분량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곳곳에서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우선 논문 본론의 35쪽부터 42쪽까지는 '통일이후의 한국의 행정조직 및 지방행정체제의 설계(한국행정연구원)'라는 연구보고서의 일부가 발췌됐고, 본론의 49쪽 부터 56쪽 까지는 '통일에 따른 한국경찰기구 통합모형에 관한 연구(박기륜, 동국대 대학원 경찰행정학과)'라는 박사학위 논문의 일부를 발췌해 거의 그대로 베껴 쓴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본론의 117쪽부터 118쪽은 '남·북한 통일과 경찰통합에 관한 연구(나용찬, 경기대 통일안보대학원)라는 석사논문의 일부'의 내용을 그대로 옮겼고, 이 과정에서 오타까지 그대로 옮겨지기도 했다. 결론 역시 절반 이상이 세개의 논문을 짜집기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의원 측이 표절검사서비스인 '카피킬러'를 통해 이 내정자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표절률이 32%로 3분의 1가량을 표절했으며, 전체 1191개 문장 중 동일문장이 121개(연속된 6개 어절 이상 동일, 표절 기준), 의심문장이 428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논문 표절은 도덕적으로 심각한 문제이지만, 법적으로도 저작권을 위반하는 범죄행위로, 인사청문회의 단골메뉴인 논문 표절에 경찰청장 내정자가 또 포함됐다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이번 경찰청장 내정은 우병우 민정수석의 작품으로, 심각한 도덕적 결함을 가진 우 수석의 작품답게 얼마나 부실하게 검증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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