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초동여담] 레닌그라드카우보이, 김무스 & 트럼프

시계아이콘01분 51초 소요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록음악 마니아처럼 보인다. 그가 선거 운동에 사용하는 록음악을 살펴보면 매우 화려하기 때문이다. 롤링스톤스, 닐 영, 에어로스미스, R.E.M, 아델 등 주로 백인 뮤지션의 음악을 사용한다. 문제는 이 록스타들이 자신들의 음악을 선거 운동에 이용하지 말라고 요구하는데도 트럼프는 줄기차게 선곡을 바꿔가며 분위기 띄우기에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의 이 같은 록음악 사랑(?)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하이라이트를 이뤘다. 인공 스모가 한껏 분위기를 잡고 트럼프의 실루엣이 벽에 비춰진다. 지지자들이 열렬한 환호를 보내는 순간 그가 연단에 오른다.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닫고 그룹 퀸의 '우리는 챔피온(We are the champions)'이 울려 퍼진다. 미국 언론은 이 같은 분위기를 록스타의 등장처럼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트럼프는 인종주의자,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인물로 널리 알려져있다. 이 곡의 주인공 퀸의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는 동성애자(혹은 양성애자)이며 에이즈로 사망했다. 그런 그의 노래를 트럼프가 선거를 위해 이용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울리지 않는다. (2007년 대한민국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넌 내게 반했어'를 로고송으로 사용한 게 오버랩 되는 순간이다.) 꼭 퀸의 음악 뿐 아니라 그가 선거운동을 위해 단골 메뉴로 록음악 선택하는 것을 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록음악이 어떤 음악인가. 리듬 앤 블루스라는 흑인 음악을 모태로 비주류에서 발원하여 주류문화를 장악한 문화적 혁명의 상징 아닌가.
 트럼프는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이곡 저곡 마구 가져다 쓸 것이 아니라 좀 더 심사숙고 하는게 좋을 것 같다. 대한민국 선거 로고송의 역사를 참고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0년을 거슬러 올라간 1996년 대한민국 총선. 신한국당이 박미경의 '넌 그렇게 살지 마'로 당시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의 정계은퇴 번복을 꼬집자 국민회의는 서태지와 아이들을 '노가바' 했다. '난 알아요, YS 비자금을'. 1997년에는 디제이 디오씨의 노래를 개사해 '디오씨와 춤을'을 로고송으로 채택한 DJ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2000년 총선에는 이정현의 '바꿔'가 선거판을 진짜 바꿨다. 2002년 눈물을 흘리며 '상록수'를 부른 노무현은 선거에서 승리했다. 이후에는 '오! 필승 코리아'가 대세를 이뤘고 2007년부터는 선거 로고송의 제왕 박현빈이 등장했다. 박현빈은 이명박 후보에게는 '오빠만 믿어' 정동영 후보에게는 '빠라빠빠' 권영길 후보에게는 '곤드레 만드레'를 공평하게 분배하는 명민함을 보였다. 이후 박현빈은 총선과 대선에서 섭외 1순위의 귀하신 몸이 되었다. 2012년 대선. 박근혜 후보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주제곡으로 선택하려 했다. 문재인 후보도 마찬가지. 난처해진 싸이가 모두 거절 하자 박 후보는 포미닛의 '핫 이슈'를 선택해 오늘에 이르렀다.
 자, 이제 트럼프에게 어울리는 뮤지션을 골라보자. 부와 명성에 집착한 팝음악의 정치가 프랭크 시나트라, 제도권의 제도권에 의한 제도권을 위한 그룹 몽키즈, 시대의 감각에 철저하게 영합한 카멜레온 린다 론스태드, 백인 중산층 10대 자녀를 겨냥해 만들어진 뉴 키즈 온 더 블록 등이다.


 나는 그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지고 한반도에서 미군을 철수 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는 그닥 관심이 없다. 나는 단지 좀 신기할 따름이다. 인종주의자,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 경쟁자와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찌 보면 이런 사실 만으로 충분히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민주주의는 모든 종류의 의견을 포용하니까 말이다. 뭐, 그렇다고 민주당 후보 힐러리가 훨씬 더 훌륭하다는 뜻은 아니다. 민주주의를 실행하는 선거라는 것이 어차피 차선 또는 차악을 선택하는 시스템 아닌가.
 P.S 혹시 영화 '레닌그라드카우보이 미국에 가다'를 보셨는지. 김무스라는 영화배우 겸 가수를 기억하시는지. 잘 모르신다면 한 번 검색해보시기 바란다. 트럼프 헤어스타일의 원조를 볼 수 있다. 임훈구 편집부장 keygrip@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뉴스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적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914:08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당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현지 한식당 대부분이 중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