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뮤지컬 배우 양준모(36)가 일본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 역으로 낙점됐다. 일본어 초연 3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로 오리지널 제작자인 캐머런 매킨토시의 제안으로 성사된 공연이기에 더욱 의미 있다. 양준모는 내년 5월부터 10월까지 일본 도쿄 제국극장을 시작으로 후쿠오카와 오사카, 나고야 등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레미제라블은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사이공'과 함께 최고의 뮤지컬로 꼽히는 대작이다. 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클로드 미셸 숀버그가 작곡하고 알랭 루브리가 작사했다. 전 세계 45개국 300개 도시에서 20여개 언어로 공연했다.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역은 남성 뮤지컬 배우라면 모두가 한 번쯤 꿈꾸는 역할이다.
양준모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 모두에서 장발장을 연기했다. 2012년 한국 레미제라블 초연 오디션에서 탈락한 뒤 2014년 일본으로 갔다. 토호 극단의 레미제라블 오디션에 참가해 당당히 통과했고 지난해 4월 도쿄 제국극장에서 장발장을 연기했다.
당시 양준모는 "한ㆍ일 관계가 좋지 못한 시기에 출연 결정을 하게 돼 부담이 크지만 문화적 화해를 하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었다"고 했다. 현지 언론은 '진정으로 하느님과 교류하는 장발장을 봤다'며 그의 연기를 호평했다.
여세를 몰아 국내 무대에도 입성했다. 11월에는 배우 정성화, 영국 웨스트엔드 출신의 전나영과 함께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레미제라블을 공연했다. 양준모는 "장발장은 내 인생의 롤(role)"이라고 했다. 소속사 굿맨스토리는 "양준모의 열정 가득했던 무대 덕분에 일본어 공연 30주년 기념 무대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했다.
양준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한 뒤 2004년 '금강'으로 뮤지컬계 데뷔했다.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 '명성황후', '베르테르', '드라큘라'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현재 배우 조승우, 옥주현과 함께 '스위니 토드'에서 열연하고 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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