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으로 생산차질 변수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현대기아차가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상반기 양호한호실적을 거둔 것은 '아우' 기아차의 선방 덕분이다. 현대차의 부진 속에서도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며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 아우(기아차)가 형(현대차) 도왔다= 27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는 경기 둔화에 따라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판매가 감소했지만 미국ㆍ유럽 등 주요 선진 시장에서 선전하며 이를 상쇄시켰다. 국내 시장에서는 카니발ㆍ쏘렌토에 이은 스포티지의 가세로 레저용차량(RV) 판매 호조가 지속됐다.
특히 K7ㆍ니로ㆍ모하비의 신차 효과가 더해졌다. 미국에서는 쏘울과 K3의 판매 확대, 스포티지의 신차효과가 주효했다. 유럽에서는 승용차급의 판매 회복과 스포티지의 인기에 힘입어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신흥시장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국내공장 수출 물량이 감소하며 판매가 전년 보다 줄면서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하반기 업황은 밝지 않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 연간 규모는 2013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매량은 4452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반기 성장률 대비 0.3%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글로벌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글로벌 저성장이 고착화된 가운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고 신흥시장 부진이 지속되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는 자동차 수출 감소에도 다행히 내수가 성장해 주면서 버텨낼 수 있었지만 하반기에는 내수, 수출 동반 감소로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 제네시스ㆍRV로 하반기 실적 견인= 현대 기아차는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해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신차와 주력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최고급 차량인 G90(국내명 EQ900)를 다음달 미국에서 출시하며 중동 출시 등을 통해 브랜드 안착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기존 제네시스를 브랜드 라인업으로 편입시킨 신형 G80도 미국에 출시한다. 기아차는 카니발과 쏘렌토가 견조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신형 스포티지가 하반기 본격적으로 판매되면 RV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니로 역시 하반기 유럽과 중국 등에 투입된다.
유럽에서는 니로ㆍK5 왜건ㆍ신형 프라이드 등의 신차 출시로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신형 K2 출시와 함께 중서부 지역의 신규 딜러망 확충으로 질적 성장을 달성, 북미와 중남미 지역에서는 지난 5월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멕시코 공장을 적극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 노조 파업이 실적 변수= 다만 노조 파업이 변수다. 현대차는 지난 19일부터 부분적으로 파업에 돌입한 상태며 지난 25일까지 생산차질 규모는 1만3700여대, 약 3200억원으로 추정된다. 현대차 파업은 향후 교섭위주 전개로 다음달 중순께 타결 가능성 높지만 기아차 파업도 문제다. 아직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할 경우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판매 확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제품과 안정된 품질을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높이고 내실경영을 지속 추진해 올해 판매목표 달성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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