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 부장이 25일(현지시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만났다.
지난 12일 국제 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과 관련한 판결 이후 양 국 외교 수장의 첫 회동으로 두 외교장관은 남중국해 문제로 첨예하게 맞섰다. 기시다 일본 외무상은 PCA의 판결에 따를 것을 주문했고 왕 외교부장은 일본이 남중국해 당사국이 아니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두 외교장관은 이날 한 시간 가량 회동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PCA의 판결은) 궁극적인 것이며, 분쟁 당사국을 법적으로 구속한다"며 중국 측에 판결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 했다. 또 남중국해 관련 모든 당사국이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왕 외교부장은 "일본은 남중국해 문제의 당사국이 아니다"라며 "일본측은 언행을 삼가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충고한다"고 맞대응했다.
또 기시다 외무상은 중국 군함이 중일 영유권 갈등지역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주변 수역을 항행한데 대해 "일본의 강한 우려와 위기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중국의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해서는 양국의 공동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협상을 재개하자고 요구했다.
왕 부장은 "현재의 (중일) 관계는 만족스럽지 않다"며 "부숴지기 쉽고 미묘한 측면이 돌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 기시다 외무상은 "도발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여주기 위해 일중간에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엄격히 시행하고 있다"며 북핵 6자회담의 의장국으로서 각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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