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윤정 인턴기자] 아프가니스탄에서 IS의 자폭테러가 발생해 80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자폭테러가 발생해 80명이 숨지고 231명이 다쳤다. 이를 두고 아프간에서 기존의 극단 세력인 탈레반과 신흥 세력 IS가 본격적인 테러 경쟁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IS는 지난해 초부터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 지역을 중심으로 공무원이나 소수 시아파 등을 겨냥해 테러를 벌이며 세력을 키워왔다. 이번 테러는 탈레반 정권이 붕괴한 2001년 이후 수도 카불에서 벌어진 테러 가운데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IS가 수도 카불에서 대규모 테러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테러는 시아파 하자라족 수천명이 카불 시내 '데 마장' 지역에 모여 자신들의 거주지에 주요 전력망 설치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던 도중 IS 대원 3명이 이들 사이로 침투해 자폭하면서 벌어졌다.
IS는 테러 직후 자신의 선전 매체 아마크 통신을 통해 이번 테러를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알렸다.
이에 대해 15년째 아프간 정부와 내전을 벌이는 탈레반은 이번 테러와 자신들은 무관하다면서 "국가 내 불화를 일으키려는 불온한 음모"라고 비난했다. 탈레반은 지난해 4월 IS의 은행 테러 때에도 비난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탈레반 역시 지난달 30일 카불 서쪽 파그만 지역에서 경찰 후보생들이 탄 버스를 겨냥해 자폭테러를 벌여 37명을 살해하는 등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는 일찍부터 IS의 세 확산이 자국에 더 큰 안보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IS가 이미 아프간 남부와 서부에 선발부대를 보내 취약점을 찾고 있다"면서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1'에 해당한다면 IS는 '윈도우5'"라며 IS의 위협을 강조했다.
한편 가니 대통령은 이번 카불 테러 이후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와 관련된 자는 남김 없이 처벌할 것"이라며 IS에 대한 보복 조치를 시사했다. 또한 "기회주의자 테러범들이 평화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해쳤다"면서 24일을 국가적 애도의 날로 지정했다.
송윤정 인턴기자 singa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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