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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직장인 휴가 보고서①]길어진 휴가, 휴가가 경쟁력인 기업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6초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전자에 근무하는 김광호씨(가명)는 2주간의 여름휴가와 장기근속 휴가를 더해 한달 가까운 여름 휴가를 즐길 계획이다. 이번에는 그동안 벼뤄왔던 히말라야 트래킹을 일정에 포함시켰다. 익숙한 것에서 잠시 벗어나는 일탈의 즐거움은 그동안 열심히 달려온 스스로에게 주는 보상이다.


김씨는 "내 자신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는 지친 몸과 마음을 말끔히 회복시켜줄 것이다. 트래킹에서 돌아오면 다시 일과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들뜬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기업들이 여름 휴가를 적극 독려하면서 김씨처럼 남다른 이벤트를 즐기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선배나 동료들 눈치를 보느라 끙끙거리면서 휴가계를 내는 모습은 옛 일이 된지 오래다. 이제는 자신에게 주어진 '휴식의 권리'를 당당하게 누리는 것이다.


삼성, LG, SK 등 여름 휴가를 2주간 갖는 기업도 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은 물론 휴가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연차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해 장기간 휴가를 즐기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며 달라진 세태를 설명했다.

두산은 2주동안 휴가 쓰는게 전통이다. 8년전부터 2주 휴가를 시작했다. 생산직 사무직 모두 동일하다. 7~8월 하계 휴가 기간에 공장 생산직은 동일하게 한주를 쉬고 그 주를기준으로 해서 앞이나 뒤에 한주씩 휴가를 붙여 쓴다. 연말 역시 해외 기업들이 보통 쉬는 점을 고려해 겨울에도 크리스마스 앞뒤로 연차 5일 사용을 권장하고 있따.


LS전선은 연구인력들을 대상으로 해외 연수프로그램을 도입, 연구원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구자엽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LS전선은 올해부터 연구인력을 대상으로 해외 연수를 처음 도입했다. 해외 연수자는 사내 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연구인력들이 직접 해외 기관이나 학교, 연구소 등과 접촉해 연수 프로그램을 확정하고 계획서를 제출하면 회사에서 검토한 후 자금을 지원해준다.


해외 연수 지역은 이탈리아, 미국, 북유럽 지역 등으로 정했다. 이들 지역은 글로벌 전선 산업을 주도하는 시장이다. 글로벌 상위 기업들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LS전선은 이들 지역에 제품을 수출하면서 현지 기업, 연구소 등과 소통을 강화해왔다. 현지 연구기관들도 LS전선의 이름을 익히 알고 있는 만큼 연수를 진행하기가 수월했다는 후문이다. 올해는 첫 시행인 만큼 10명의 연구인력을 파견한다.


LS전선 관계자는 "모두 전선 업계와 관련있는 지역으로 엔지니어를 보내는 만큼 기술력을 확대하는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원들도 평생 국내 사무실에서만 연구하다, 해외에서 새로운 기술과 환경을 보고 배움으로써 사기를 높일 수 있다는 평가"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자유로운 휴가'가 아예 문화처럼 자리잡은 사례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계 특성상, 라인이 24시간 내내 운영돼야 한다. 4조 3교대로 공장이 돌아가고, 별도의 휴가 없이 각 조에서 자유롭게 조율해 휴가를 내게 된다.


생산직의 영향을 받아 사무직 역시 자유로운 휴가 문화가 조성됐다. 여름이라고 특별히 휴가 기간을 정해두는 것이 아니라, 연중 언제든 원할 때 휴가를 쓰는 문화다.
다만 SK하이닉스는 특별히 휴가 기간을 정해두는 것은 아니지만, 7~8월 중 동해와 서해 지역에 하계휴양소를 운영해 임직원 가족들의 여름휴가를 지원한다.


휴양소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 및 무료 취사장·샤워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도 마련해 준다.


잘 쉬는 것이 경쟁력이라는 것은 이미 입증됐다. 한국노동연구원(KLI)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26.6달러에 불과하다. 주요 선진국 대비 적게는 10달러, 많게는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휴가일수는 5배 이상 차이나는 경우도 있다. 잘 쉬는 나라일수록 생산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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