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은 포함시키고, 정치인은 배제하는 방향 정해"
"생계혐 범죄자 사면과 함께 유력 경제인 사면도 결정"
"정치인 사면은 막판 저울질…아직 결론 못내려"
재계에선, 김승연·이재현 회장 등 거론
22일 여권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는 이번 사면에 기업인을 (다수) 포함시키고 정치인은 어느 정도 배제한다는 원칙을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사면의 방점은 생계형 범죄자의 짐을 덜어주는 데 찍혔지만, 경제 위기 극복과 경기 침체 완화를 위해 유력 기업인의 사면도 적극 검토해 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박 대통령도) 어느 정도 (경제인 사면에) 생각이 있으셔서 (지난 8일 당청 오찬에서) 건의했을 때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씀하신 것"이라며 "다만 정치인 사면에 대해선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조만간 광복절 특별사면을 위한 심사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심사 기준과 대상자를 검토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지배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다만, 이 관계자는 최근 회자되는 대기업 총수 중 누가 포함되고 빠졌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현재 재계에선 사면 대상으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담철곤 오리온 회장 등이 언급된다. 횡령 등의 혐의로 실형이 확정돼 수감 중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달 말 가석방 대상에 포함돼 사면대상에 다시 포함될지도 관심사다.
이 중 유전병인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이재현 회장은 조세포탈ㆍ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돼 수감 중이지만 최근 대법원 재상고를 포기해 이목을 끌고 있다. 형이 확정돼야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되는 만큼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김승연 회장은 횡령ㆍ배임 혐의로 기소됐으나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집행유예 기간인 2019년 2월까지 회사의 등기임원을 할 수 없다.
조석래 효성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강덕수 전 STX 회장, 현재현 전 동양 회장 등은 아직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지 않아 사면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 국회의장 보고용으로 작성된 사면 예상 명단에는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국민 여론이다.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는 박 대통령이 '불법비리 기업인의 사면 불가'라는 대선공약을 지켜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기업 총수 사면이 경제 회복에 반드시 도움이 된다는 증거도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은 우리나라 경영환경에서는 오너의 책임경영과 투자결정이 중요한 만큼 가능한 사면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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