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 부품계열사 삼성전기가 2분기에도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놓았다. 완제품 업체인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8조원대의 깜짝 실적을 냈지만, 삼성전기는 환율하락과 희망퇴직 비용 등의 여파로 부진한 실적을 냈다.
22일 삼성전기는 공시를 통해 2분기 매출 1조6164억원, 영업이익 152억원의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0.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64.6%나 줄어들었다. 전년 같은기간과 비교해서도 매출은 0.9% 증가, 영업이익은 83.9% 줄었다.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 중 하나는 1분기에 실시한 희망퇴직 비용 반영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4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고, 대상자에게 2년치 연봉을 위로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약 200억원 가량의 일회성 비용이 책정될 것으로 추정했다.
환율하락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일본 경쟁사들에게 밀린 영향이 컸다.
삼성전기는 "경영효율화를 위한 일회성 비용 반영과 환율하락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략거래선의 신모델 부품 공급 본격화와 중화권 거래선의 고화소 카메라 모듈 공급 확대로 매출은 소폭 증가했다"고 전했다.
사업부문별로는 디지털모듈 부문이 전분기 대비 7% 증가한 7318억원의 매출을 냈다. 중화권 거래선의 카메라 모듈 판매가 확대되고, 카메라모듈과 함께 와이파이 모듈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칩부품 부문은 전략 거래선 신모델향 판매와 산업·전장용 MLCC(Multi-Layer Ceramic Capacitor : 적층세라믹캐패시터) 매출 비중은 늘었지만, 해외 거래선들이 재고조정을 하면서 전분기 대비 3.8% 줄어든 5053억원의 매출을 냈다.
하반기에는 3분기에 완공될 필리핀 신공장에 고효율 혁신라인을 구축하고, 차세대 신기종 출시로 MLCC 사업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초고형 고주파 인덕터 등 신규 라인업도 강화한다.
기판 부문은 PC수요 약세에 따른 CPU용 패키지기판 판매 감소로 전분기 대비 0.5% 감소한 3443억원의 매출을 냈다. 스마트폰용 메인 기판과 메모리용 기판 매출은 늘어난 만큼, 이 부분의 해외 생산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업계는 이번 분기 실적의 일회성 비용 반영을 끝으로 3분기부터 삼성전기의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의 카메라모듈 사업 영업이익이 갈수록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으로 인해 판관비 비중이 낮아져 자연스럽게 영업이익률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갤럭시S7 시리즈의 판매가 여전히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갤럭시노트7의 초기 수요도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실적 개선은 3분기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4분기에는 중국향 듀얼카메라 공급이 이뤄지며 급격한 재고조정 여파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삼성전기는 새로운 기술력으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신규 투자를 단행한다. 삼성전기는 전일 이사회를 열고, 차세대 기판 개발과 인프라에 2632억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을 의결했다.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인 FoPLP(Fan out Panel Lavel Package)에 투자해 기판사업 위기를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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