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처가의 강남역 부동산 매매 의혹 등과 관련해 20일 해명을 자처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은 "제가 한 일을 넘어 가정사라든지 심지어 아들 문제까지 거론되는 것을 보고서 매우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우 수석은 이날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과 만나 "모르는 사람을 갖고 의혹을 제기하나. 난 모른다는 말밖에 할 게 없다"면서도 여러 질문에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 답변 중간중간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우 수석은 자리에 앉아 "공직자로서 국민과 대통령님을 위해서 성실히 최선을 다해 일해왔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모든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일을 계기로 알게 됐다"면서 말을 꺼냈다.
그는 간략히 발언 내용을 적은 것으로 보이는 메모지를 손에 들고 처가의 강남역 부동산 매매 문제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김정주 NXC 회장에게 본인이 부동산을 사달라고 했느냐가 의혹의 핵심이라면서 "그런 적 없다"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 거래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보도를 해명하면서 "장인어른이 돌아가시고 나서 살림을 하시던 분(장모)이 큰 거래를 하는데 와달라고 해서 갔다"면서 "주로 한 일은 장모님을 위로해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리가 불편하셨던 장인이 열심히 일해 번 땅인데 본인(장모)이 지키지 못하고 판다는 부분에 대해서 되게 좀 많이 우셨다. 그것을 제가 위로해드렸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우 수석은 '정운호 몰래 변론 의혹'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정운호 모른다, (법조 브로커) 이민희도 모른다. 만난 적도 없다"면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 언론사가 문자로 "기사를 다 썼으니 (의혹을) 빼고 싶으면 서류(선임계)를 제출하라'고 해서 답을 안했다"면서 "그게 사실이고 아니고 떠나 신문사에 선임계를 제출해야 하나. 이런 말하긴 그렇지만 모멸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밖에 의경인 아들이 이른바 꽃보직에 있다는 보도에 대해 "아버지로서, 가장으로서 가슴 아픈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학간 아들이 와서 군대 가라고 해서 간 것"이라며 "병역기피를 한 것도 아니고, 그 상사 얼굴도 전혀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발언을 마치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다. 이제 일일이 해명하지 않겠다. 전체적으로 보고 문제가 있으면 모아서 대응하겠다"면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부탁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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