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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경매 '촘말로 좋수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29초

아파트·토지 나오는 족족 새 주인
6월 낙찰률 전국평균 2배 넘어
물건 가뭄에 평균응찰자 6.3명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지난 6월 감정평가액 2200만원짜리 밭이 첫 경매에서 1억610만원에 팔렸다. 43명이 몰려 경쟁을 벌였는데,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액)이 무려 473.9%에 달했다. 건물, 땅 가릴 것 없이 경매 법정에 나오는 족족 감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사겠다는 사람이 몰려들고 있다.

제주 경매 시장이 뜨겁다 못해 타 들어가고 있다. 부동산 시장 호황에 가뜩이나 경매에 부쳐지는 물건이 급감, 유찰되는 물건도 드물다 보니 시쳇말로 경매 물건 씨가 말라가고 있다.


20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6월 제주서 경매가 진행된 34건 중 29건이 낙찰됐다. 진행건수와 낙찰건수 모두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1월 이후 가장 적다. 진행건수가 50건 미만인 적은 지난해 9월(44건)을 포함해 단 두 번에 불과하다.
특히 아파트 빌라 등 주거시설 경매는 '물건 가뭄'이 더 심각하다. 지난달에는 역대 최저치인 단 5건만 경매에 나와 모두 낙찰됐다. 토지도 24건 경매가 진행돼 22건이 새 주인을 찾았다.

경매에 나오는 물건이 줄면서 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감정가의 473.9%에 낙찰된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임야를 포함해 경매가 진행된 29건 중 23건이 낙찰가율 100% 이상에 주인을 찾았다. 감정가가 3667만원인 오등동의 1183㎡ 규모 토지는 2억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무려 545.4%다. 또 애월읍 하가리의 2457㎡ 땅은 감정가의 374.2%인 8억5743만원에, 종달리의 1144㎡ 임야는 낙찰가율 337.8%를 기록하며 4251만원에 팔렸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를 의미하는 낙찰률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전국이 40.6%인데 반해 제주는 두 배가량 높은 85.3%를 기록했다. 10건이 나오면 8건 이상은 새 주인을 찾은 셈이다. 올 평균 역시 제주는 74.7%로 전국 평균(39.8%)을 크게 웃돈다. 또 물건 당 몇 명이 몰렸는지 보여주는 평균 응찰자수는 올 들어 제주가 6.3명, 전국 4.1명으로 제주 물건을 낙찰 받으려면 타 지역보다 2명 이상의 경쟁자를 더 이겨야하는 상황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제주의 경우 인구가 급증하고 동시에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국제학교에 따른 학부모 이주수요와 신공항 효과까지 맞물려 있는 상황"이라며 "일반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경매를 통한 부동산 취득에 대한 욕구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매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물건이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첫 경매에 바로 주인을 찾는 신건 낙찰률이 높은 것도 물건 가뭄을 심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지난 달 낙찰된 29건 중 7건을 제외한 22건이 신건이었다. 75.9%는 첫 경매에서 새 주인을 찾은 것이다. 유찰되는 물건이 적으니 자연히 전체 경매 진행건수가 감소하는 셈이다. 이 연구원은 "7월에도 18일까지 단 33건이 경매에 나왔는데 1주일에 1번씩 10여건 정도가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총 50건 수준일 것"이라며 "당분간 물건 가뭄에 따른 제주 경매시장 과열 양상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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