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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농업박물관, 지역민 기증유물 특별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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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부터 9월 23일까지…농경·의식주·문중 등 5개 소주제 구성"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전라남도농업박물관(관장 김우성)이 지난 2010년부터 지역민들이 기증한 농경생활유물 840점 가운데 170여 점을 선정, 오는 22일부터 9월 23일까지 쌀 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 ‘기증유물 특별전’을 개최한다.

‘지역민의 아름다운 선물, 옛 추억에 잠기다’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전라남도농업박물관이 그동안 29명의 지역민들로부터 기증받은 사연이 있는 유물들을 일반에 공개하는 것이다. 문화 향유 및 평생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기증자들에게는 문화재 애호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킴과 동시에 대국민을 대상으로 적극적 유물 기증을 이끌어내기 위한 홍보 차원에서 준비됐다.


전시는 유물의 쓰임새 등에 따라 △농경생활 △의생활 △식생활 △주생활 △교육·문중·개인사, 5개 소주제로 나눠 구성했다.

‘농경생활’의 경우 장흥 용산면에서 1970년대 중반까지 모를 심을 때 못줄 대신 개인별로 쓰던 ‘井’자 나무 방틀을 비롯해 쟁기·써레·나래·번지·곰방메·탈맥기·풍구, 작두·쇠죽바가지·글겅이·코뚜레 등이 전시된다.


‘의생활’에서는 목포 북교동의 정선옥 씨와 장흥 태생인 김희태 씨가 각각 3대째 물려받아 기증한 삼베·모시·무명·명주 옷감을 비롯한 다듬잇돌·홍두깨·인두·다리미·베갯모·재봉틀 등을 선보인다.


‘식생활’에서는 전 금융감독위원장 이용근 씨가 보성 생가에 전해 내려온 가재도구 83점의 기증품 가운데 밥상과 주안상 등 부엌 살림살이를 전시한다.


또한 2012년 제15호 태풍 ‘볼라벤’의 피해를 계기로 영암 덕진면의 신훈재 씨가 기증한 287점 가운데 하나인 대통왕겨화덕도 선보인다. 이것은 주식회사 대통이 1980년대 소비절약 시대에 ‘한 방울의 기름도 절약합시다’를 표방하면서 석유나 연탄을 쓰지 않고 왕겨를 연료로 개발했던 신제품이다.


‘주생활’에서는 강진읍의 김보용 씨와 영광 군서면의 김지섭 씨가 기증한 반닫이·고리짝·돈궤·경대·화로·부삽·눈꼽재기창 및 각종 기와 틀을 전시한다. 눈꼽재기창은 한옥 여닫이문 옆에 작은 창을 내어 문을 열지 않고도 밖을 내다볼 수 있게 만든 창이다. 요즘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창이다.


‘교육·문중·개인사’에서는 격몽요결·소학·대학·맹자 등 교육 서적과 죽산안씨·광주이씨 족보·가승 등 문중자료, 영농일지·졸업사진·졸업장·물부리·면도솔·구두주걱·안경(집)·도민증·가죽지갑 등 다양한 개인사 관련 유물들을 선보인다.


전라남도농업박물관이 위치한 나불도가 영산호관광지로 개발되기 전 정겨운 옛 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나불도 풍경’이란 한시도 전시된다. 이는 당시 원주민이었던 호은제 전주석 씨가 1977년 나불도 주변의 풍경을 묘사한 글이다. 그가 생전에 남긴 글을 이주 후 목포 광동에 거주하는 아들 전성호 씨가 번역가의 도움을 받아 액자로 만들어 기증한 것이다.


김우성 전라남도농업박물관장은 “그동안 기증받은 유물들을 값으로는 그렇게 귀중치 않지만 대부분 효자·효녀·효부인 기증자들의 입장에선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삶의 추억이 담긴 유물이라는 점에서 기증자들의 문화재 애호 정신을 엿볼 수 있다”며 “이 기증품들이 항구적으로 후세들을 위한 교육 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라남도농업박물관은 22일 오후 3시 유물 기증자들을 초청, 특별전 테이프 커팅과 함께 전시실 관람 및 다과회 등 단출한 개막식을 할 예정이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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