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 실시해야" "전대 직전에 폭로…불순한 의도 있는지 우려"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최경환·윤상현 의원의 공천개입 녹취록 파문이 터지면서 새누리당이 또 다시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8·9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간 공방이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비박(비박근혜)계는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와 계파해체를 요구하는 반면, 친박(친박근혜)계는 녹취록 속 대화 상대자로 알려진 김성회 전 의원을 비판했다.
당대표에 도전하는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19일 성명서를 통해 "계파 패권주의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어 부끄럽고, 참담하다"며 "당에서 진상조사를 실시해 조속히 이번 파문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친박들은 계파 해체를 선언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당의 화합과 정권재창출을 하기 위해서 계파 해체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당 대표 후보인 김용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답하셔야 한다"며 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거론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지난 8년 전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한탄했다"며 "이번 소위 진박 중의 진박이라는 사람들이 벌인 이 일 역시 국민도 속고 대통령은 속으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당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향해 "이제 진실을 털어놓으시기 바란다"며 "정녕 지난 공천 이 위원장 단독으로 처리한 것인가. 아니면 그저 깃털에 불과할 뿐 몸통은 따로 있었나"고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친박계는 녹취록 속 김 전 의원에게 공세를 가하며 녹취록이 공개된 저의를 문제 삼았다.
친박이자 서청원 의원의 측근인 이우현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얼마나 비겁하냐. 남자의 세계에서 인간쓰레기 같은 행동을 한 것"이라고 김 전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통화하는 내용을 녹취해서 국민에게 공개하는 건 옳지 않다"며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이 나가려고 하니까 옆 지역에 최경환 선배나 윤상현 의원이 양해를 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박계인 김태흠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당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갈등을 야기시키는 행동이고 해당 행위"며 "상식적으로 당에서 한명이라도 당선시키기 위해 동료의원, 선후배 간에 교통정리한 차원에서 한 권고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당대회 직전에 이런 폭로가 되는 부분에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용태 의원의 주장에 대해선 "당 대표는 우리 당을 화합하고 미래를 이끌어갈 리더 아니냐, 리더가 될 사람이 언행에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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