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총리의 경제장관회의 지지 발언에 고무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의 몽골 순방 이후 중국의 태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아시아유럽정상회의(아셈)에서 박 대통령의 '아셈경제장관 개최' 제안에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등 한반도 정세와 경제 문제를 별개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귀국 후 직면하게 될 사드 문제 해법에 중요한 변수가 될 지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현지시간) "리커창 총리의 박 대통령 제안 지지는 정말 뜻밖이었다"면서 "우리로서는 고무된 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리커창 총리가 박 대통령의 발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발언 순서 때 즉각적으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도 대통령 순방중 브리핑에서 "자유무역에 대한 중국의 지지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전문가들은 리커창 총리의 지지 언급에 대해 사드와 경제문제를 분리해 대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립외교원 관계자는 "소위 'G2'로 불리는 중국이 사드와 경제를 연관 지을 경우 국제적 위상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사드 배치 문제로 한국과 불편한 관계에 있지만 경제장관회의 개최를 지지하면서 의연한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로서는 중국이 사드와 경제를 분리해 대응할 경우 경제와 관련해서는 일단 한숨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드에 대한 국내 반발에 보다 집중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에 대한 태도 변화 여부는 당장 오는 23일과 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G20재무장관회의에서 확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는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러우 지웨이 중국 재무장관의 양자면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박 대통령은 18일 오후 4박 5일의 몽골 공식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다. 박 대통령은 울란바토르에서 자르갈툴가 에르덴바트 총리와 미예곰빈 엥흐볼드 국회의장을 각각 접견한데 이어 몽골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한-몽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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