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연수 인턴기자] 서울대 인문대 학생들의 '카톡 성희롱' 보도가 나온 지 불과 하루 만에 또 다시 서울대에서 유사한 문제가 제기됐다.
12일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소속의 한 주식 투자 동아리에 속한 남학생 5명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같은 학교 여학생들을 성적으로 희화화하고 성폭력에 가까운 발언을 최근까지 공유해왔다.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채팅방 안에는 여자 회원도 있었지만, 남학생들은 동기 여학생들의 사진을 올리며 "이 가슴 진짜일까" "논평 좀 해봐라" 등의 성희롱적 발언을 수차례 일삼았다.
성폭력 발언도 계속됐다. 한 남학생은 학교 도서관에서 자는 여학생들의 사진을 올리며 "이쁜이 지금 잔다" "가슴이 크다" 등의 대화를 나눴다. 이를 본 다른 학생이 "이거 ㄹㅇ 신고감인데"라고 우려하자 "누군지 모르면 형사처벌 노노행"이라고 답하는 등의 모습도 보였다.
해당 대화 내용을 공개한 동아리 회원 A씨(26)는 매체를 통해 "처음에는 친목 동아리로 시작했는데 점차 대화 수위가 높아지더니 같은 방의 여학생들에게까지 성희롱이 심해져 더는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서울대 커뮤니티에 수차례 이들을 고발하는 내용이 올라왔지만 다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만연한 카톡 성희롱 문화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동아리 회원이었던 B씨(27) 역시 "해당 내용에 대해 몇 번 문제 제기를 했다가 방에서 '강퇴' 당했다"며 "동아리 내부에서 이런 성희롱이 만성화되다보니 범죄라는 자각을 전혀 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대학원생까지 포함된 동아리인데 지성인으로 못한 일을 해왔던 것 같아 미안해 지금이라도 제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11일 서울대 인문대 남학생 8명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동기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희롱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에 서울대 인권센터는 당일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유연수 인턴기자 you01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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