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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 여제' 김자인, 리드 정상 앞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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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월드컵 예선 통과, 13일 결승
3차 대회까지 우승하면 랭킹 1위 가능

'암벽 여제' 김자인, 리드 정상 앞에 서다 김자인[사진=김자인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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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스포츠 클라이밍 스타 김자인이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을 통해 새 시즌을 시작한다. 주 종목인 리드(Lead)에서 여자부 월드컵 최다 우승과 함께 랭킹 1위에 도전한다.

김자인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2016 IFSC 리드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출전 선수 마흔여덟 명 중 3위를 해 예선을 통과했다. 12일 준결승을 하고, 상위 여덟 명이 겨루는 결승전을 13일에 한다.


이 대회는 김자인이 지난해 12월 12일 동갑내기 소방공무원 오영환씨와 결혼을 하고 처음 나가는 국제경기다. 김자인은 "결혼 전부터 힘들 때 큰 위안이 됐다. 남편의 외조 덕분에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대회를 준비했다"고 했다.

김자인은 오는 15~17일 스위스 빌라스에서 열리는 2차 대회와 22~24일 프랑스 뷔앙송에서 열리는 3차 월드컵까지 연달아 경기한다. 세 개 대회 결과에 따라 리드 부문에서 새 역사를 쓸 수 있다. 그는 지난 2009년 체코 브르노에서 열린 월드컵에 나가 아시아 선수 최초로 리드 정상에 올랐다. 그동안 IFCS 월드컵 리드만 스물다섯 번 제패해 안젤라 아이터(30·오스트리아)와 여자부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리드는 볼더링(Bouldering), 스피드(Speed)와 더불어 스포츠 클라이밍의 경쟁 종목이다. 높이 15m 정도의 인공암벽을 제한된 시간(8분) 안에 누가 더 높이 오르는지 겨루는 경기다. 벽면에 부착한 '홀드(hold·손잡이 모양의 돌기)'를 손과 발로 딛고 오른다. 홀드의 위치는 경기가 시작하기 전 심판진이 정하는데 높이와 거리가 매번 달라 난이도 경기로 불린다. 김자인은 이 종목을 제일 잘한다.


그가 3연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월드컵 리드 랭킹 1위를 탈환할 수도 있다. 11일 현재 이 종목 여자부 1위는 미나 마르코비치(29·슬로베니아·460.94점)다. 2위는 제시카 필즈(20·오스트리아·391.95점), 김자인은 3위(379.73점)에 있다. 월드컵에서는 1위 100점, 2위 80점, 3위 65점, 4위 55점 등 차등해서 점수를 준다. 마르코비치는 이 종목의 강력한 경쟁 선수다. 2010년부터 최근 6년 동안 두 선수가 이 부문 월드컵 랭킹 1위를 세 차례씩 했다. 김자인은 "어려운 코스를 풀어가는 두뇌회전이 빠르고 지구력이 강한 선수"라고 했다.


김자인은 지난 8일 출국하면서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각오를 되새겼다. "다시 찾아온 새 시즌. 시작은 늘 긴장되고 또 어렵다. 그럼에도 얼마나 즐거운 등반이 기다리고 있을지 설렌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도 1등'이라는 말을 안부 인사처럼 한다. 부담되고 때론 무섭기도 했다. 그러나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즐겁게 등반한다면 성적이 어떻든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항상 최고의 자리에 있는 1등 클라이머라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즐기면서 롱런하고 싶다. 클라이밍 할 때가 제일 즐거운 행복한 클라이머.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 정리한 생각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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