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떡은 집에서 만들어 먹기에 부담스러운 음식이 되었다. 설날, 방앗간에서 길게 뽑은 가래떡을 찬물에 헹구어 그 자리에서 뜯어먹는 일은 고사하고 전부 떡국용으로 잘려 나온 것을 마트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욱 일반적이다. 추석에 송편도 마찬가지이다.
가족끼리 둘러앉아 콩, 깨, 밤 등의 다양한 소를 넣은 송편을 빚어 찐 후 송편을 골라 먹을 때마다 어떤 소가 나올지 두근거리던 마음도 잊혀진지 오래인 듯하다. 편의에 따라, 바뀌어가는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우리 고유의 음식을 편하게 사 먹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집에서 간단한 떡은 한 번씩 만들어 먹는 것도 좋은 기억이 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수수부꾸미를 만들어 보려 한다. 그렇다고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시판 제품의 도움을 받아 손쉽게 만들 수 있으니 말이다.
수수부꾸미는 찹쌀가루와 수수가루를 익반죽하여 동글납작하게 빚은 후 소를 넣어 반달 모양으로 접어 기름에 지진 떡이다. ‘부꾸미’는 기름에 지지는 떡의 일종으로, 찹쌀반죽을 기름에 지지다가 꽃을 올려 만드는 화전과도 비슷하지만 속에 소를 넣는다는 것과, 소를 넣은 뒤에는 반으로 접어 다시 지지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소의 재료로는 팥이 가장 흔하지만 강원도에서는 여름철에 제철채소로 애호박이나 오이를 넣기도 한다.
각 가정에서 수수가루를 구비해 놓은 경우가 많지 않다 보니 만들어 먹는 것은 다음으로 미루기가 십상인데, 마트에서 손쉽게 수수부꾸미 믹스를 구할 수 있다. 소 역시 팥을 삶아 이용하는 것이 좋지만 번거롭다면 통조림으로 나온 팥앙금을 이용하면 된다. 여기에 영양을 더하고 싶다면 호두 등의 견과류를 잘게 쪼개 팥소에 함께 버무려 넣으면 씹는 맛이 추가되어 식감도 더할 수 있다.
수수부꾸미
재료(2인분)
수수부꾸미가루 150g, 물 120ml, 소금 약간, 식용유 약간, 팥앙금 적당량
만들기
▶ 요리 시간 30분
1. 볼에 수수부꾸미가루와 물, 소금 약간을 넣고 반죽한다.
2. 반죽을 일정한 크기로 나누어 약간 납작하게 눌러 팬을 달군 후 식용유를 두르고 눌러가며 얇게 부친다.
3. 거의 다 익으면 팥 앙금을 올려 반으로 접어 살짝 익힌다.
글=경희대학교 조리·서비스 경영학과 겸임교수 송민경,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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