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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도 못하고 팔지도 못하고" CJ그룹, 총수 부재에 M&A 진퇴양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4초

"사지도 못하고 팔지도 못하고" CJ그룹, 총수 부재에 M&A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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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적극적인 해외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것과 동시에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그룹 핵심 사업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 일그러지고 있다.

CJ그룹이 지난달 바이오산업 강화를 위해 추진했던 CJ제일제당의 중국 바이오기업 매화그룹 인수가 결국 무산된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가 5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을 불허하며 전문경영인 체재의 한계점과 이 회장의 공백이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CJ헬로비전은 23개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통해 415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케이블TV 1위 업체로 지난해 매출 약 1조2000억원에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낸 알짜 계열사다.

하지만 CJ그룹은 헬로비전 매각으로 케이블TV 플랫폼 사업을 정리하고 그룹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을 추진하려 했으나 예상치 못한 결과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인수ㆍ합병을 불허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합병뿐 아니라 인수조차 불허한 이번 심사결과는 케이블TV 업계의 미래를 생각할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최악의 심사결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공정위가 20일로 예정된 전원회의에서도 불허 입장을 뒤집지 않는다면 CJ헬로비전은 공황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공정위가 권역별 방송 점유율을 문제 삼은 만큼 방송ㆍ통신업계에서는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ㆍ합병할 다른 후보도 없을 것으로 예상돼 CJ그룹은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CJ제일제당은 중국 매화생물과학기술그룹(매화그룹)을 인수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협상을 종결했다.


매화그룹은 라이신, 스레오닌, 트립토판 등 사료용 아미노산은 물론 L-글루타민산나트륨(MSG), 핵산 등 식품 첨가물을 생산하며 중국내 생산 기지를 2곳 보유하고 있는 연매출 2조원 규모의 회사다.


특히 체계적인 연구개발과 핵심 경쟁력 확보로 중국 1위 바이오 전문업체로 올라선 기업으로 CJ제일제당이 인수할 경우 중국내 시장 점유율은 물론 글로벌 시장 점유율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협상 막판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돼 바이오산업 강화 사업의 중요한 모멘텀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협상 결렬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역시 이 회장의 부재가 이번 지목되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로는 대형 M&A나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 기업 체질개선 등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실제 CJ그룹은 이 회장 구속 이후 인천 굴업도 관광단지와 부산 영상테마파크 조성사업 등 대규모 투자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3년간 CJ그룹의 투자 차질만 7조7000억원에 이른다.


또한 CJ그룹은 지난 2월 티몬을 시작으로 대우로지스틱스, 동부익스프레스, 동부팜한농 등의 예비입찰에는 참여했지만 본입찰에서는 발을 빼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CJ그룹이 이 회장의 부재로 여러 인수합병 건을 놓치는 등 총수 공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며 "시간이 갈수록 전문경영인 체제의 한계점이 여실히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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