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마약꽃길 물의…관상용과 금지약물의 차이, 한큐에 파악하기
1.
에드거 앨런 포의 공포소설 '적사병의 가면'.
죽음의 전염병을 피해 숲속의 성(城)으로 피신한 귀족들이 처참한 최후를 맞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2.
성주 프로스페로 대공은 반년간의 은둔생활이 지겨워 무도회를 여는데요.
7개의 방을 7가지 색깔로 단장하고 그 중 서쪽끝 방은 핏빛 창문의 검은색으로 꾸미죠.
결국 이 기괴한 무도회에 나타난 한 의문의 방문객에 의해 적사병이 퍼지고 맙니다.
3.
최근 경북 안동시가 '마약 양귀비'가 섞인 꽃길을 조성해 물의를 빚고 있는데요.
어찌보면 사건 내용이 포우의 소설과 비슷한 전개양상을 보입니다.
신원을 알수 없는 방문자가 시측에 건넨 양귀비 씨앗을 아무 검증없이 심었다가 마약 양귀비가 자라게 된거죠.
4.
관상용으로 쓰는 꽃양귀비와 마약 양귀비는 한눈에 봐도 구분가능하다는데요.
마약성분 양귀비 구분법
마약 양귀비 / 원예용 꽃 양귀비
꽃대가 솜털 없이 매끈 / 꽃대가 솜털로 덮여있음.
잎, 꽃대, 열매에서 하얀 진액이 나옴 / 진액이 없음
잎이 넓고 톱니모양 / 잎이 가늘고 깃털모양
열매가 크고 둥글게 생김 / 열매가 작고 도토리 모양
(울산지방경찰청 자료)
5.
가천대 한의과대학 이영종 교수께 물어봤습니다.
Q : “왜 집에서 양귀비를 키우나요. “
이교수 "진통제 등의 약으로 쓰기 위해서죠. 예전에는 도서벽지에서 많이들 키웠죠. 시골 뿐 아니라 서울 도심에서도 키우다가 적발된 사례가 있어요. 앵속(양귀비)에서 나오는 유액을 모아 굳히거나 열매 자체를 따서 술을 담그는 사람들도 있죠.
6.
Q : 아픈걸 낫게 한다면 ‘약재’가 아닌가요?
이교수 "1953년 마약 관련법이 제정된 후 한의학에서 앵속을 사용한 약 조제를 전면 불법으로 규정했습니다.
내성, 금단 현상을 일으키는 마약성분이 있어 마약법에 의해 철저히 단속하는 식물입니다"
동의보감 등 전통의학서에 앵속의 사용법이 나오긴 하는데요. 진통, 설사, 기침을 멈추는데 사용한다고 합니다.
7.
이 교수는 안동꽃길 같은 경우 마약 양귀비 뿐 아니라 원예용 양귀비까지도 모두 뽑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몇그루만 솎아내기엔 너무도 위험한 식물이라는 거죠.
“지금 단속을 더 철저히 해야 하는 시기에요. 한창 열매를 채취할 시기이기 때문이죠. 전부 다 뽑아내야 합니다”
8.
지금이라도 이 꽃을 몰래 재배하고 있는 집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속히 뿌리째 뽑아 버리세요.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꽃이랍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이경희 디자이너 moda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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