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는 '강력한 당대표' 앞세워 최경환 출마 종용
당대표 성격 놓고 당내 갑론을박 전망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새누리당 8ㆍ9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출마 의사를 밝힌 강석호 의원은 "차기 지도부는 대선 관리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판도를 좌우하기 보다 관리를 잘해 승리를 이끄는 실무형에 가깝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권을 쥐고 대선판세를 흔들 큰 구상을 하고 있는 최경환ㆍ서청원 등 당내 거물급 인사의 출마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어 차기 당대표 성격을 놓고 당내에서 또 다시 갑론을박이 벌어질 전망이다.
강 의원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는 내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강 의원의 발언이 의미심장한 것은 최경환 의원의 당대표 출마 여부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친박(친박근혜)계는 내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강력한 당대표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유로 최 의원 출마를 종용하고 있다. 친박계의 소위 '강한 대표론'에 강 의원은 '관리형 당대표론'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강 의원이 언급한 '관리형 당대표'는 킹메이커 외에 당대표가 당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크지 않다. 김무성 전 대표는 2년 전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이후 재ㆍ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며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키운 반면, 다음달 9일 전대에서 선출되는 당대표는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유승민 의원이 이번 전대에 출마하지 않기로 한 것도 당대표 역할의 한계를 파악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당 대표 권한이 다소 약화될 것으로 예상해서인지 4ㆍ13총선 패배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당내 주장에 대해서도 강 의원은 부정적이다.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주영 의원이 "총선패배 책임을 묻는 것부터 당대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과 대조적이다.
강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는 '총선 패배는 내 책임'이라고 했고 최 의원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했다"면서 "패배를 다시 밟지 않기 위해 갈등을 봉합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차기 지도부가 구성된 후 패배 책임론이 거론될 경우에는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박(비박근혜)계 대표주자 가운데 한명으로서 당내 계파 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없애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대립한다면 정당의 역할을 하기가 어려운 만큼 갈등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탕평인사를 실시하고 다양한 의견을 분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한편 그는 6일 의원총회의 최대 관심사인 단일지도체제와 대표-최고위원 분리 경선 문제에 대해서는 혁신비대위 결정대로 추인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