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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여행가의 밥] 강천산과 새집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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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에는 고추장 마을만 있는 게 아니었다. 마치 테마파크처럼 들어선 고추장 마을만 보고 왔다면 순창이란 곳은 기억이 가물가물했을지도 모른다. 고추장보다 더 화끈한 녀석들이 여행길을 즐겁게 했던 한여름의 순창 나들이.


[때때로 여행가의 밥] 강천산과 새집식당 고추장 마을로 유명한 순창에는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는 강천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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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다! 강천산

순창과 담양의 경계를 가로지는 산. 용이 승천하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용천산이라고도 불리는 강천산은 가족과 함께 찾으면 좋을 곳이다. 만추객들은 내장산이나 설악산으로 단풍놀이를 가지만 순창과 인근 사람들은 조용히 강천산을 찾는다고 들었다. 가을 강천산의 슈퍼스타는 누가 뭐래도 애기단풍. 고사리손처럼 잎이 작아 애기단풍이라 불리는데, 색이 곱고 서리가 내려도 지지 않는다고 하니 단풍을 볼 수 있는 기간도 그만큼 길다.


그러나 한 계절만 꼽아야 한다면 냇가의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싶은 여름이다. 평탄한 산길을 따라 맑고 청량한 물길이 흐르니 남녀노소 힘들이지 않고 찾아 여름 더위를 식히기에는 이만한 곳이 없다. 맨발로 걸으면 좋은 모래 산책길과 구름다리도 강천산을 다채롭게 한다.


강천산을 찾았던 어느 여름날, 수박 한 통과 가벼운 음식이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느릿느릿 산으로 향하는 어르신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오지랖 넓은 할아버지가 나와 후배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넨 것이 몇 마디 주고받은 대화의 시작이었다. 평생을 함께 해 온 아내와 친구 내외와 함께 찾으셨다는데, 할아버지들은 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앞서고 곱게 화장을 한 할머님 두 분이 뒤를 따랐다. 오지랖 할아버지는 타향에 나가 살지만 고향인 순창을 이따금 찾아 강천산에서 풍류를 읊을 줄 아는 분이셨다. 나를 강천산으로 이끈 후배는 익히 그 매력을 잘 알고 있었고 오지랖 할아버지는 강천산이라는 보물을 알아본 후배를 기특해하셨다. ‘나의 고향, 순창 강천산!’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지닌 영원한 강천산의 팬이 있고, 녹음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그곳. 참 좋다! 강천산이다.


[때때로 여행가의 밥] 강천산과 새집식당 우리나라 최초의 군립공원인 강천산. 순창을 대표하는 힐링 여행지다.



[때때로 여행가의 밥] 강천산과 새집식당 산은 높지 않으나 산세가 수려하고 계곡을 따라 맑은 물이 흐른다.


[때때로 여행가의 밥] 강천산과 새집식당 맑은 계곡을 따라 이어진 황토와 모래가 깔린 산책로는 트레킹 명소로 떠올랐다.


상다리 걱정되는 순창식 한정식, '새집식당'

순창 읍내의 새집식당은 연탄불에 즉석에서 구운 불고기와 삼겹살 양념구이, 조기구이, 된장찌개와 이런저런 밑반찬 등을 한 상 차려내는 한정식으로 사람들을 줄 세운다. 아담한 한옥집의 방에서 받는 맛깔스러운 한정식은 다이어트를 하던 아가씨의 입맛도 시금치를 눈앞에 둔 뽀빠이로 변신시킬 기세다. 불향이 은은하게 밴 돼지 불고기는 맛도 구워내는 풍경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빨간 앞치마를 두른 아주머님 두 분이 한 상 건네고 가면 “어머, 이걸 어떻게 다 먹지?’라고 호들갑을 떨며 먹기 시작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스럽게 숟가락을 내려놓고 양손은 배를 두드린다. 싹싹 비운 그릇에 한 번 더 놀라는 것도 후식으로 내놓은 숭늉이 아니라 내숭이다. 그런데 이 집을 알려준 후배님! 그 집이 뚜꺼비식당이었던가? “선배! 선배! 새집식당이요.”


[때때로 여행가의 밥] 강천산과 새집식당 순창 한정식을 대표하는 새집식당의 밥상. 30여 가지의 먹을거리가 동시에 유혹한다.



[때때로 여행가의 밥] 강천산과 새집식당 이름은 새집식당이지만 오래된 한옥에서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Infomation

순창군청 http://tour.sunchang.go.kr/index.sunchang, 063-650-1648, 1631(순창군 문화관광과)

강천산 063-650-1672(강천산 관리사무소), 전북 순창군 팔덕면 강천산길 270, 어른 3,000원

새집식당 063-653-2271, 전북 순창군 순창읍 순창6길 5-1, 11:00~21:00(주문은 19:30까지), 한정식 34,000원(2인)


글=책 만드는 여행가 조경자(http://blog.naver.com/travelfoodie), 사진=황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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