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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승기하수처리장 어쩌나…사업비·이전부지 모두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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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가 올해 가동 22년째를 맞은 승기하수처리장 이전 여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으나 해법찾기가 쉽지않아 보인다. 시설이 낡고 악취가 심해 하수처리장을 재건설할 방침이나 현 부지에 하수처리장을 다시 짓기엔 시 재정상 사업비 부담이 크고, 이전 후보 부지는 환경단체와 지역주민의 반발에 부딪쳐있다.


1995년 연수구 동춘동에 준공된 승기하수처리장은 연수구, 남동구, 남구 일대 생활하수를 처리하고 있다. 하루 27만5000t의 생활하수·공장폐수 처리용량을 갖춰 인천의 13개 하수처리장 가운데 가좌처리장에 이어 두번째로 규모가 크다.

하지만 승기하수처리장은 시설 노후화로 잦은 고장을 일으키고 남동공단 폐수 유입으로 방류수질 기준도 맞추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심한 악취때문에 민원이 끊이지 않아 시는 새로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타당성 용역을 통해 도출된 안은 현 부지 대수선, 현 부지 지하화 재건설, 송도 11공구 이전 신설, 남동구 남동유수지로 이전 등 4개 안이다.

시는 현 부지에 짓든 이전하든 새 하수처리장은 지하화를 원칙으로 하고, 상부 구간에 상업시설 없이 쉼터나 체육부지 등 시민 편의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는 승기하수처리장 문제를 놓고 지난해 12월부터 지역주민, 유관기관 등이 참여한 시민간담회를 모두 11차례 가졌으나 현 부지에 다시 지을지, 새로운 부지로 이전할 지를 놓고 아직껏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사업비와 적합 부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수처리장 건설에는 3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시는 송도국제도시와 가까워 '노른자위' 땅이 된 승기하수처리장 부지를 매각해 새 부지에 짓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게다가 대기업이 민간투자사업(BTO)으로 남동유수지에 승기하수처리장을 짓는 사업을 제안한 상태여서 시 역시 남동유수지로 이전하는 방안에 무게를 둬왔다.


그러자 해당 자치구와 국회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남동구는 "남동유수지는 여름철 홍수에 대비한 저류지여서 승기하수처리장이 이전하면 홍수 조절 능력이 크게 떨어져 집중호우때 물난리가 날 수 있다"면서 "주민 삶의 질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주민 의견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동구는 이같은 입장을 시에 공식 문서로 전달했고, 최근 기자회견에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남동구에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윤관석 의원도 "승기하수처리장 남동유수지 이전은 매각 이익을 좇아 주민 안전을 외면한 무책임한 행위"라며 "현 부지 지하화 또는 제3의 장소를 검토해 지역주민들의 우려가 없도록 합리적인 안을 찾을 것"을 요구했다.


남동유수지는 멸종위기 조류인 저어새 번식지로 환경단체들의 반발도 거세다.
인천환경운동연합 등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 번식하는 저어새를 쫓아내는 몰지각한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승기하수처리장 남동유수지 이전계획이 그동안 인천시의 정책방향과도 맞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014년 인천시는 남동유수지 인근에 지정돼 있는 송도습지보호지역을 국제적인 보호조약인 람사르습지로 등록하면서 습지보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저어새 서식지를 파괴하는 승기하수종말처리장의 이전계획은 GCF를 유치하고 글로벌 녹색도시로 나아가겠다는 인천의 정책방향과도 전혀 맞지 않고, 국제적인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천시는 지역여론 수렴 절차를 거친 만큼 8월까지는 어떻게든 승기하수처리장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기존 4개 안 외에도 제3의 장소로 적합한 이전 부지가 있는 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시 재정사업으로 지을지, 민간투자사업으로 지을지도 더 고민해서 8월 중에는 사업방향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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