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주총' 예고한 신동주, 강도높은 대응으로 신동빈 압박
신동빈, 검찰 수사서 비자금 조서, 횡령 등 혐의 드러나면 치명타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또 다시 패배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9월 주총에서는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3연패 수렁에 빠진 신 전 부회장이지만 '무한 주총'을 예고한 이상 이전 주총때보다 더욱 강도 높은 대응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9월 주총때면 검찰수사가 윤곽이 드러나는 시점으로 비자금 조성, 횡령 및 배임 등의 논란에 신 회장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신 전 부회장으로서도 단번에 판세를 뒤엎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에서도 비자금 조성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게 되면 이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은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며 자신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등의 방법으로 종업원지주회를 설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과 25일 열린 주총에서 신 회장에 밀려 신임을 잃었지만 최근 롯데그룹의 비자금조성 등 검찰의 전방위 수사에 따른 그룹 악재를 역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중이다.
실제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0일 롯데그룹의 압수수색이 시작된 다음날 "검찰 수사는 신 회장 중심의 현 경영체제의 문제점이 표면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틀 뒤인 13일에는 "호텔롯데 회계장부에 대한 분석 작업을 마친 결과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발견했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검찰 수사를 계기로 경영권을 찾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내비친 것이다.
일각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기존에 벌이던 소송과 더불어 주요 계열사에 대해 회계장부 열람 등 가처분 신청을 쏟아내는 방식으로 신 회장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신 회장을 향한 신 전 부회장의 압박이 계속됐다. 신 전 부회장은 22일 '롯데의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사이트에 "머지 않아 신동빈씨가 체포되는 것 아닌가 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현역 대표이사가 체포되는 상황이 오면, 기업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데 신동빈씨를 이대로 두어도 괜찮은 것인가"라고 밝혔다.
또한 신 전 부회장은 "최대 규모의 검찰수사가 벌어지고 있는데, 즉시 귀국해 대응하지도 않고 2주 이상 한국을 비운다는 것은 최고경영자로서 위기관리 능력이 크게 부족한 것"이라며 "자택 압수수색에 대한 진상을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 회장의 강도높은 압박에 재계 안팎에서는 오는 9월 열리는 주총이 경영권 분쟁의 진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주총 후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의 변화가 고무적"이라며 "앞으로도 불법적으로 경영권을 찬탈한 신 회장,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 등 현 임원진을 해임하고, 롯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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