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같은 효과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포르투갈), 가레스 베일(27·웨일스)은 득점이 없어도 무섭다. 그것이 8강 진출의 적지 않게 중요한 열쇠가 됐다.
포르투갈과 웨일스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16 8강에 올랐다.
먼저 포르투갈은 26일(한국시간) 프랑스 랑스 스타드 블라르트 들렐리스에서 열린 유로2016 16강 경기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크로아티아를 1-0으로 이겼다. 연장 후반에 나온 히카르두 콰레스마(33)의 결승골로 이겼다.
경기가 지루했다. 양 팀은 슈팅도 많이 때리지 못했고 치고 받는 공방전도 없었다. 이유가 있었다. 주도권은 크로아티아가 쥐고 포르투갈은 끌려가는 형국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가 불꽃 튀려면 크로아티아가 적극적인 공격을 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를 못했다. 호날두 때문이었다.
크로아티아는 전반 중반까지 기록만 해도 66-34가 될 정도로 볼점유율을 높였다. 마음만 먹으면 빠른 패스와 공격 전개로 포르투갈 골문을 두드릴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오히려 뒷걸음질했다. 공을 뒤에서 돌리기만 하면서 가장 좋은 기회를 엿봐야 했다. 포르투갈은 수비를 먼저 한 뒤 속공으로 나가려 했다. 크로아티아는 이들의 속공이 부담스러웠다. 호날두와 루이스 나니가 이끄는 속공은 몇차례 뿐이었지만 위협적이었다. 포르투갈 공격이 조별리그에서 안 좋았다고는 하지만 크로아티아 입장에서는 쉽게 풀어놓을 수 있는 상대 투톱이 아니었다.
호날두가 공을 잡으면 파울로 대처했다. 급하게 다리를 걸고 뛰지 못하도록 압박했다. 부담을 그대로 보여줬다. 호날두는 주로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크로아티아를 괴롭혔다. 왼쪽에서 중앙으로 언제든지 꺾어서 골을 노릴 수 있도록 움직임을 가져갔고 상대가 신경 쓰이게 만들었다.
결국 포르투갈이 결승골을 넣으며 크로아티아를 제입했다. 호날두가 적지 않는 영향을 끼쳤다. 포르투갈은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에서 호날두가 공을 잡고 골문 반대편으로 꺾어 찬 슈팅이 콰레스마에게 배달되면서 골로 마무리됐다. 호날두는 득점은 없었지만 도움을 기록했다.
웨일스도 같은날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16강 경기에서 북아일랜드를 1-0으로 이겼다. 후반 30분 북아일랜드 수비수 가레스 맥컬리가 자책골을 넣으면서 웨일스가 사상 첫 유로 8강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역시 베일이었다. 베일이 공을 잡으면 북아일랜드 선수 전체가 긴장을 했다. 경기장 웨일스 팬들은 베일을 연호했고 베일은 자신이 가고 싶은 대로 공을 몰고 북아일랜드의 수비진을 휘저었다.
크로스를 하거나 중앙으로 접으면서 프리킥을 만들었다. 베일은 수비수들이 쉽게 발을 뻗지 못하게 하는 장면들에서 슈퍼스타의 효과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베일은 전반 12분 오른쪽에서 공을 잡고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프리킥을 만들었다. 전반 41분도 대표적이었다. 달리는 스피드를 살리면서 오른쪽을 돌파해서 크로스까지 올렸다. 이 과정에서 수비수 네 명이 주변에 있었지만 아무도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다. 한번에 뚫리면 페널티박스 안까지 내줄 위기였던 상황이었다.
결승골도 베일의 발 끝에서 나왔다. 왼쪽에서 잡지 않고 논스톱 크로스를 올렸고 이 공이 골문 앞에서 맥컬리 발에 맞고 들어갔다. 순간적으로 베일을 놓쳤던 북아일랜드의 실책이 부른 결과였다. 웨일스는 이 골 리드를 잘 지켜 이겼다.
포르투갈과 웨일스는 같았다. 스타의 효과를 봤다. 각자 결승골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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