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영국이여, 떠나지 마세요(Please Don't Go!)"
독일을 대표하는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호소하는 특별판을 내놨다. '독일이 영국을 필요로 하는 이유'라는 부제와 함께 독어와 영어로 각각 제작된 이번호에서 슈피겔은 영국은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과 유럽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왔다면서 영국의 EU 탈퇴는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정치·경제적 지형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의 운명을 결정할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 투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유럽 언론과 정치인, 기업들을 중심으로 브렉시트 반대 호소가 확산되고 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 20일(현지시간)자에 한 면을 털어 자신의 이름으로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하는 광고를 게재했다. 그동안 EU의 이민자 포용 정책에 반대하며 강한 목소리를 내온 빅토르 총리지만 이날 광고에서는 EU의 미래를 위해 브렉시트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포르투갈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당신(영국)이 필요하다. 우리와 함께 남아 달라. 영국이 없으면 유럽뿐 아니라 서방 전체가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도 "영국인들의 지혜를 믿는다. 유럽은 중요한 기로에 서 있으며 현실회피는 정답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26일로 예정된 총선을 놓고 분열이 심화되고 있는 스페인 정치권에서도 좌·우파를 막론하고 영국의 EU 잔류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서유럽 뿐만 아니라 남유럽·동유럽 정치권으로도 브렉시트 저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에어버스, BNP파리바, 엔지 등 프랑스 대기업들은 "영국에 대한 미래 투자와 고용은 영국이 단일시장에 남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면서 브렉시트 반대를 촉구하는 광고를 영국 언론들에 게재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 정상들이 브렉시트 저지와 별개로 이후 대책에 대해서도 긴급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이 23일 투표에서 탈퇴를 결정할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은 다음날인 24일 아침에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투스크 의장,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등을 포함한 EU 대표들이 모여 투표 이후 결과에 대해 논의한다. 이들은 영국의 EU 잔류로 결정이 날 경우 이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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