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동남권과 강남, 그리고 강북을 이어주는 교통 요충지‘탄천나들목’... 교통대책 없는‘탄천나들목’폐쇄 결정에 송파구 67만 주민, 강력대응 불사 의지표명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송파구(구청장 박춘희)는 잠실종합운동장 개발에 따른 탄천나들목 폐쇄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송파구의회 역시 ‘교통대책 수립 촉구 건의안’을 원안 가결, 서울시의 교통대책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
그동안 서울시는 2025년 서울의 미래 글로벌 경쟁력을 선도하는 국제 비즈니스 교류의 핵심공간으로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를 전시, 컨벤션, 스포츠, 공연·엔터테인먼트, 수변문화가 어우러지는 글로벌 마이스(MICE) 거점으로 만든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당초 서울시가 내놓은 잠실종합운동장의 개발 계획은 주경기장을 그냥 둔 채 현재의 야구장을 보조경기장이 있는 한강변으로 자리를 옮겨 한강을 배경으로 야구 관람을 즐길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교통대책에 있어서는 ▲탄천나들목 폐쇄 ▲올림픽대로 지하화 ▲탄천 제방도로 기능 축소 등 현실을 외면한 교통계획이 수립된다고 송파구는 주장했다.
송파구의 교통량은 하루 184만대로 이 중 통과교통량은 23%를 차지하고 있다. ‘코엑스~종합운동장 일대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등에 따른 교통영향평가서’에 따르면 현재 하루 중 가장 혼잡한 시간대 기준(오후 6~7시) 1만436대의 차량이 통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탄천나들목’은 서울의 동남권과 강남·북을 이어주는 교통 요충지인 것이다.
특히 위례신도시와 문정도시개발, 동남권유통단지, 가락시장 현대화, 제2롯데 건설 등 대규모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사업이 완료된 후 늘어나는 차량들은 바로 이 탄천 동측도로를 이용해 ‘탄천나들목’으로 이어지도록 계획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탄천나들목’ 폐쇄는 향후 현대차 부지개발 및 제2롯데 완공 등에 따른 ‘종합교통개선 대책’ 중 하나였던 ‘탄천 변 동측도로 개선사업’ 역시 포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서울시는 ‘탄천나들목 폐쇄’에 따른 교통개선대책의 대안으로 ▲신천나들목 기능 개선 ▲동부간선도로~올림픽도로 직결램프(청담나들목 부근 김포방향) ▲물류유통단지~동부간설도로 연결램프 신설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탄천나들목’의평소 통행량과 차량들의 이동 경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을 뿐더러 우회 차량들이 집중 될 내부 교통체증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대안으로 보기에는 터무니없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역시 ‘탄천나들목 폐쇄’는 문제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4월부터 개최된 ‘2016서울특별시 교통영향평가 소위원회’에서는 ’탄천IC 유지방안 검토’, ‘신천나들목 개선 내용의 현실성과 타당성에 대한 검토’ 등을 요구, 현재까지 6차례의 소위원회의가 개최되었음에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 홈페이지 정보소통광장 참조)
송파지역의 남북축(송파대로, 탄천동로)을 이루는 2곳 중 송파대로 한 곳으로 교통량이 집중되면, 송파구는 교통정체를 넘어 최악의 교통대란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아울러 남북방향 교통류의 연속성이 끊기게 되어 탄천 동측도로 기능축소 및 동부간선도로의 지체 증가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인근 잠실 엘스아파트 입주자 대표 김원구(59)씨는 “탄천나들목이 폐쇄되면 신천나들목을 이용하라는 말인데 이 곳은 신호교차로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차량들이 이곳으로 몰리게 되면 말 그대로 주차장이 될 것”이라며 "가뜩이나 주변의 심각한 교통정체와 소음·공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의 고통을 철저히 외면하는 처사“라고 울분을 토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잠실종합운동장 개발은 향후 송파를 국제적인 도시로 이끌 수 있는 의미 있는 사업이지만 이에 발맞춘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교통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송파구 뿐 아니라 인근 지역까지도 교통지옥을 만드는 ‘탁상행정’의 고질적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가 교통전문가들도 우려를 표하는 엉터리 교통대책을 계속 고집할 경우 67만 송파구민의 의견을 수렴해 어떠한 강력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서울 동남권역 개발사업 완료 시 하루 10만 통행에서 약 50만의 통행량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시는 ‘탄천나들목 폐쇄’ 보다는 좀 더 거시적이고 광역적인 차원의 교통대책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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