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미국인들에게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선수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클린트 뎀프시(33)가 일순위다.
그만큼 그는 랜던 도노반(34)이 대표팀을 떠난 후 미국 축구의 상징이 됐다. 그는 미국프로축구 MLS 시애틀 사운더스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아직 기량은 죽지 않았다. 코파아메리카 8강 경기에서 그대로 증명했다.
미국 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센추리링크 필드에서 열린 2016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 8강 경기에서 에콰도르를 2-1로 이겼다.
뎀프시가 한 골과 도움 한 개를 기록하면서 미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에 뎀프시는 바비 우드(23)와 함께 투톱으로 나왔다. 우드는 미국이 자랑하는 기대주다. 하지만 아직 잠재력이 영글지 않아 고민이 있다. 결국 같이 선 베테랑 뎀프시가 무언가를 해줘야 했다. 뎀프시의 활약 여부는 미국이 승리하는 데 가장 중요했다.
뎀프시는 부지런히 움직였다. 적지 않은 나이가 막을 체력 문제는 이날 경기에서 보이지 않았다. 전반 21분에 그의 머리에서 선제골이 터졌다. 뎀프시는 존슨이 올려준 크로스를 헤딩골로 마무리했다.
한 골 가지고는 불안했다. 뎀프시는 곧바로 전반 27분에 왼발 슈팅을 때리는 등 추가골을 넣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후반 6분 양 팀의 선수들이 같이 퇴장을 당하는 변수가 생겼다. 후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존스를 걷어찼다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 당했다. 존스는 신경전을 하다 아로요의 얼굴에 주먹질해 같이 퇴장을 명령 받았다.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 있는 순간, 뎀프시는 선수들을 진정시키면서 경기를 이어갔다. 후반 19분에 도움을 기록하면서 미국에 두 골차 리드를 안겼다. 뎀프시가 좁은 공간과 압박을 뚫고 패스해 기야시 자르데스의 결승골을 이끌어냈다.
뎀프시는 이번 활약으로 자신을 향한 우려도 모두 씻어냈다. 미국 현지에서는 그의 기량이 예전 같지 못하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그래도 중심을 잡아줄 인물은 뎀프시였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계속 신뢰를 보냈다.
미국은 아르헨티나-베네수엘라 8강전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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