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필요하다면 언제든 추가완화를 단행할 것이라던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가 16일 금리를 동결하고 금융정책의 현상유지를 결정한 이유는 뭘까.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오는 23일 진행되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투표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투표 결과에 따라 엔고·주가하락 추세가 더욱 강해질 수 있기 때문에,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완화 카드를 아껴놨다는 것이다.
나중에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카드를 벌써부터 낭비할 수 없다는 게 BOJ의 속내다. 그만큼 현 금융시장 상황이 혼란스럽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BOJ가 야심차게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민간 금융기관과 가계의 반발을 사고 있으며, 국채매입을 확대하려 해도 장기금리가 사상 최저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진행이 쉽지 않다. 일본 경제가 성장동력을 잃고 있는 가운데 세계경제의 불확실성마저 높아지고 있다.
신문은 이번에 BOJ가 추가완화를 연기함으로써,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내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완화를 단행할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물가상승률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2%의 물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추가완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내달 회의에서 물가전망을 하향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날 결정으로 인해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치가 달러당 104.50엔까지 급등했다. 1년 9개월만의 최고치다. 닛케이225지수는 오후 1시 35분 현재 2.53% 하락한 1만5516.94를 기록 중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