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지지 선언하며 본격 지원 나서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클린턴 전 장관의 선거 캠페인 웹사이트에 올린 영상물을 통해 "힐러리가 민주당의 미국 대선 후보가 되는 역사를 만든 것을 축하한다"면서 "나는 그녀의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힐러리 보다 더 대통령 직에 적합한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치켜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녀는 용기와 열정,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가슴이 있다"며 "이는 그녀와 20차례 이상 토론을 벌였던 사람으로서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단순히 '힐러리 띄우기'만을 한 것이 아니다. 클린턴 전 장관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며 돌풍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끌어 안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샌더스는 경제 불평등과 과도한 금권정치 등의 이슈에 조명을 비췄으며, 젊은이들을 정치에 끌어들였다"면서 "그러한 메시지를 끌어안는 것은 11월 대선에서 우리에게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민주당과 미국을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샌더스 의원을 만나, 향후 경선 마무리와 민주당 단합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샌더스 의원도 백악관 회동을 마친 뒤 오는 14일 워싱턴DC 경선까지 완주하겠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힘을 합치겠다고 밝혔다.
이날 동영상에서 "어서 나가 선거 운동에 동참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인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5일 위스콘신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힐러리 지원유세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트럼프에 대해 "미국 대통령의 적임자가 아니다"라고 공언하면서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해 놓은 상태다.
이쯤되면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8년간의 자신의 업적을 무효화하려는 트럼프와 공화당의 집권 저지를 마지막 임무로 여기고 있다는 관측도 무리가 아니다. 이미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승리한 오바바 대통령이 올해 대선을 자신의 세 번째 대선으로 여기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역풍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 승리를 도와 사실상 집권 연장을 추진한다는 반발이다. 트럼프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오바마가 방금 '사기꾼' 힐러리를 지지했다. 오바마 정부의 4년 연장을 누구도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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