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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채영의 투어다이어리] 35. "미생에서 완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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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채영의 투어다이어리] 35. "미생에서 완생으로" 오랜 고생 끝에 정상에 오른 (김)해림(왼쪽), (장)수연(오른쪽)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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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감래(苦盡甘來)'.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요약한 사자성어입니다. 매번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선수들이 연이어 우승의 기쁨을 맛보고 있습니다. 2008년 투어에 데뷔해 8년 만에 정상에 오른 (김)해림(27), 아마추어시절 다 잡았던 우승을 놓친 뒤 올해 단숨에 '2승 챔프'에 등극한 (장)수연(22), 지난해 준우승만 세 차례를 차지한 아픔 끝에 첫 우승을 신고한 (배)선우(22) 등이 주인공입니다.


눈물을 훔치며 이룬 우승이라서 더 마음이 짠합니다. '미생(未生)'에서 '완생(完生)'이 된 세 선수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2006년 프로무대에 뛰어든 뒤 무려 9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승 한 번 못하고 선수생활을 끝내는구나"라는 불안감에 빠진 적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2년 전 삼다수마스터스에서 '159전160기'를 이뤄내며 '미생'에서 탈출 했습니다.

해림이와 수연이가 우승할 때는 제가 해낸 것처럼 기뻤습니다. 사실 두 선수는 삼다수마스터스에서 저와 연장전을 벌인 후배들입니다. 우승 당시 환한 웃음으로 축하 인사를 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동생들을 이겨서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요. 올해 해림이와 수연이 모두 잘하고 있어 이제는 그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림이는 저보다 두 살이 어린데요. 데뷔 초에는 시드전을 치르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예전에 같이 훈련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정말 자기 관리가 철저한 선수였습니다. 지금은 '달걀골퍼'로 불리지만 그 때는 브로콜리를 정말 많이 먹었습니다. 집에서, 연습장에서 체계적으로 훈련하는 것을 보고 "조만간 우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부 투어에는 많은 선수들이 첫 우승을 향해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깜짝 우승'을 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 '조연'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다가 달콤한 열매를 수확하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KLPGA투어는 대회마다 이야깃거리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좌절을 딛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인간 승리의 드라마가 계속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미생들이여, '파이팅'입니다.



KLPGA투어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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