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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9개월 됐는데…롯데 계열사에서도 못쓰는 엘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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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계열사서도 사용 안돼…제휴 가맹점도 오류 빈번

출시 9개월 됐는데…롯데 계열사에서도 못쓰는 엘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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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롯데마트에서 장을 본 주부 이모씨는 최근 모바일 전자결제 시스템 엘페이로 계산을 하려다 낭패를 봤다. 계열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결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해 관련앱이 다운로드 된 휴대전화를 내밀었지만, 직원은 '이게 뭔지 모른다'는 반응이었다. 직장인 최모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롯데백화점 지하 식품코너에서 엘페이 결제를 시도했지만, 바코드가 읽히지 않았다. 여러번의 시도 끝에 결국 최씨는 카드로 계산했다.

롯데그룹이 야심차게 선보인 전자결제 시스템 엘페이(L.pay)가 출시 9개월이 지나도록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까지 나서며 서비스 강화를 주문했지만, 내부 계열사에서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엘페이는 시스템 구축 미비를 이유로 롯데마트, 롯데리아 등의 주요 계열사의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없다. 엘페이를 그룹 신성장동력인 옴니채널의 주요 인프라로 꼽으면서도, 제대로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엘페이는 작년 9월 출시됐다. 삼성페이(삼성그룹), SSG페이(신세계그룹), 알리페이(중국 알리바바 그룹) 등 다수의 사업자가 경쟁중이던 전자결제 시스템 시장에 뒤늦게 출사표를 던지며 업계 안팎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구글플레이 기준 엘페이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5만건에 그친다. 홈페이지나 인터넷 링크 경로의 다운로드 수가 집계되지 않아 실제 가입자 수와는 괴리가 있지만, 이를 모두 합해도 10만명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신세계가 롯데보다 두 달 먼저 선보인 SSG페이와 비교해도 시장 반응과 안착은 더디다. 작년 7월 출시된 SSG페이는 사업초기 이마트 결제를 기반으로 빠르게 가입자 수를 늘렸다. 6월 현재 가입자 수는 170만명에 달한다. 구글플레이에서 다운로드 받은 것만 100만건을 웃돈다.


가맹점에서도 서비스가 불완전하다는 평가다. 엘페이는 현재 롯데백화점, 하이마트, 롯데시네마, 롯데면세점, 롯데슈퍼, 세븐일레븐, 롯데월드 등 1만8000여개 제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매장에서는 잦은 오류를 원인으로 일반 신용카드 사용을 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페이는 제휴사를 빠르게 늘리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엘페이는 현재 롯데, 신한, 국민 등 8개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으며, 직불결제(우리은행)가 가능하고 교통카드로 쓸 수 있다. 다음달에는 엘포인트(L.POINT) 모바일 앱 안에 엘페이를 탑재해 엘포인트 회원을 흡수 한다는 전략도 가지고 있다.


롯데멤버스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계열사 뿐 아니라 삼성페이, 부산은행 등 외부 제휴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앞으로 그룹의 핵심역량인 유통사업의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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