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불펜서 전천후 활약
최근 5경기 3승2세이브
11승1패 상승세 원동력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한화 이글스의 야구는 늘 화제다. 시즌 초반 열 개 구단 중 유일하게 2할대 승률에 허덕였고,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그러던 팀이 중독성 강한 경기를 거듭하는 '마리한화'로 돌아왔다.
한화는 8일 현재 22승1무32패(승률 0.407)로 여전히 꼴찌지만 최근 열두 경기에서는 거의 무적이다. 11승1패, 9위 KIA 타이거즈와 8위 kt 위즈에 한 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4위 LG 트윈스와의 격차도 4.5경기로 좁혔다. LG와는 10일부터 안방 3연전을 한다. 탈꼴찌는 물론 중위권 도약까지 노려볼만하다.
반등은 투수 심수창(35)이 있어 가능했다. 그에게는 정해진 임무가 없다. 9회까지 언제든지 등판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기다리는 '대기조'다. 7일 KIA와의 홈경기(5-3 승) 때도 그랬다. 2점 차로 앞선 9회초 팀이 무사 1루에 몰리자 권혁(33) 대신 등판, 1이닝을 안타 한 개만 내주고 내야땅볼 두 개로 막아냈다.
김성근 한화 감독(74)은 "심수창이 불펜진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고 했다. 심수창은 최근 열두 경기 중 다섯 경기에 나가 3승2세이브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1.69다. 한화는 시즌 평균자책점 6.14로 열 개 구단 가운데 실점이 제일 많으나 최근 열두 경기는 3.86으로 두산 베어스와 나란히 최소 실점했다. 불펜진이 따낸 구원승이 여덟 경기다. '블론세이브(세이브 상황에서 역전을 허용한 경우)'는 한 차례도 없었다.
심수창은 김 감독을 믿는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지난해 11월 30일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하면서 "김성근 감독과 야구를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김 감독도 그를 아낀다. 4회에 두 번째 투수로 나가 승리를 따낸 지난달 28일 롯데와의 홈경기(9-6 승)에서는 더그아웃에서 투구폼에 대한 조언도 했다. 심수창은 "'왼쪽 다리를 들어 올리는 퀵 동작이 빨라 이 부분을 천천히 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여유 있게 공을 던지면서 제구도 좋아졌다"고 했다.
심수창은 스프링캠프 때 독감을 앓고, 손가락에 물집이 생기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지난 4월 19일에야 1군에 합류했다. 원래 선발진에 이름을 올렸으나 불펜으로 임무를 바꿨다. 심수창은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다. 그는 "시즌 초반 나 때문에 무리한 투수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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