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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의 비애③]채권단 "그동안 배려했는데" vs 조양호 "1조 투입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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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고비 넘기면서 한진해운 압박 시작

[구조조정의 비애③]채권단 "그동안 배려했는데" vs 조양호 "1조 투입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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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해운업계 구조조정에서 현대상선이 한 고비 넘기면서 한진해운에 대한 채권단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한진해운에 앞서 조건부 자율협약에 들어간 현대상선의 경우 현정은 회장이 사재 300억원을 출연한 선례가 있는 만큼 조양호 회장도 '고통 분담'을 해야한다는 것이 채권단의 판단이다.

사실 채권단은 그동안의 조건부 자율협약 이행 과정에서 한진해운을 '많이 배려했다'는 입장이다. 한진해운은 현대상선이 구조조정에 나선 연초에도 정상화를 위한 본격적인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지난 4월 말 갑작스럽게 채권단에 자율협약 신청을 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본 한진해운의 경영 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용선료 지불 연체로 인한 선박 억류라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서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는 수면 밖으로 드러났다.


현재 한진해운의 용선료 연체액은 총 1000억원 수준이지만, 당장 유동성을 마련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수천억원대로 불어날 수 밖에 없다. 한진해운은 현재 151척 선박을 운용하고 있는데 이 중 91척이 해외에서 빌린 용선이다. 지난해 지불한 용선료는 1조1469억원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자체적으로 자구안을 마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대주주가 어느 정도 희생을 해야 하지 않겠냐"며 조 회장을 압박했다.

시장에서는 조 회장이 한진해운을 지원한다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아 출자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조양호 회장이 들고 있는 상장회사 주식 자산은 약 2000억원 수준이다. 3일 종가 기준 한진칼과 한진이 각각 1614억원, 281억원이며, 대한항공 1억여원을 포함하면 총 2000억원 안팎에 불과해 사재출연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추가적인 지원이 어렵다며 선을 긋고 있다. 경영난을 겪던 한진해운을 2014년 떠맡으면서 이미 1조원 이상을 지원한 만큼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인 것이다. 한진해운은 조양호 회장의 동생인 조수호 회장이 2006년 별세한 이후 최은영 회장이 독자경영하다가 계속된 적자로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2014년 경영권이 조 회장에 넘어갔다.


이후 한진해운의 모회사인 대한항공에서 2014년 6월 유상증자4000억원, 2013년 주주대출 2500억원 등 총 8200억원을, 2016년 영구채 2200억원 규모의 영구채 인수와 2014년 12월 영구 교환사채 TRS 보증으로 2000억원을 출자했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한진해운의 미국과 유럽 상표권 매입으로 1115억원을 지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룹차원의 추가 출자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금수혈을 계속할 경우 그룹 전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관리 절차를 신청한 이상 모회사인 대한항공을 비롯한 다른 계열사들의 추가 지원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본다"면서 "우선 부족한 현금을 채권단과 해외 선주, 사채권자 채무조정에 의해 채우게 될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의 책임론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다만 최 회장이 이미 지분을 정리한 상태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지원은 어려운 만큼 유수홀딩스 본사 사옥(장부가치 약 2000억원)을 담보로 한 제3자 보증 등의 유동성 지원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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