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미국 LA에 해외진출지원센터 서부지회 첫 설립
"美서 대박난 숯불구이 고깃집처럼 세계 브랜드 키울 것"
저평가된 韓프랜차이즈, 프랜차이즈 본고장서 사업성 인정받고 中·동남아로 확대
CEO윤지준수교육프로그램 도입…동반상생 실천노력할 것
[아시아경제 대담=이초희 유통부장, 정리=오주연 기자]"서비스 산업 활성화와 창조경제를 얘기하고 있는 시대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프랜차이즈입니다. '제조기업 기반의 서비스산업'인 프랜차이즈를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 협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겠습니다."
조동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최근 서초동 본사 집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밖으로 눈을 돌려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회장이 올해 가장 강조하고 다니는 것은 국내 프랜차이즈업계의 해외진출이다.
그는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격언을 인용해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미국 진출을 꺼냈다. 프랜차이즈협회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해외진출지원센터 서부지회를 설립했다. 이번에 설립한 해외진출센터는 순수 민간 자본으로 운영되는 국내 첫 사례로, 협회 측은 이를 통해 미국에 진출하려는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을 도울 계획이다.
그동안 토종 브랜드들의 해외진출은 일부 업체에 한해 자체적으로 진행돼왔다. 그러나 미국은 각 주마다 관련 법률과 제도가 달라 진출 기업들이 애를 먹었던 것이 사실. 프랜차이즈협회는 미국 서부지회를 통해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미국 진출을 돕고, 이를 시작으로 미국 동부와 중국, 싱가포르 등에도 중소프랜차이즈 해외진출센터를 추가로 지어 협회가 국내 업체들의 해외진출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일본, 중국 등과 비교했을 때도 배 이상 커 이를 해외로 풀어놓으면 중국, 인도차이나, 일본 등 중앙아시아 40억 인구를 충분히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게 조 회장 설명이다.
조 회장은 "일본의 프랜차이즈본부는 1250개, 중국이 1300개 정도인데 한국은 4000개나 된다"면서 "이렇게 발달된 프랜차이즈 산업을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으로 돌리면 성장 가능성은 더욱 무궁무진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프랜차이즈 본고장인 미국에 먼저 진출해 사업성을 인정받은 후 중국, 동남아 등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일부 외식프랜차이즈들은 속속 성과를 보이고 있다. 숯불에 고기를 구워먹는 형식이 낯선 미국에서 한국형 바베큐 숯불구이 고깃집들이 '대박'을 터트린 것. 이들 브랜드 매장에서는 현지인들이 줄을 서서 먹어야할 정도다.
조 회장은 "이렇게 프랜차이즈 종주국인 미국에서 성공모델을 만들면 그때부터는 더이상 한국 브랜드가 아니라 세계적인 브랜드로 인정받게 된다"면서 "한국형 스타벅스, 맥도날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먼저 선행돼야 할 게 있다. '프랜차이즈 본부=악덕'으로만 보는 편견이다. 그는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이 지나치게 폄하되고 저평가 되는 부분들이 많다"며 "일부 가맹본부에서의 비윤리적인 문제가 모든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사업을 자영업과는 대립 구도로 그리는 것도 잘못된 인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은 20여곳도 안돼 98%가 중소기업이며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자 또한 자기 사업을 하는 분들로 똑같이 영세사업자"라고 설명했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와 20대의 취업난 등으로 프랜차이즈를 통해 창업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프랜차이즈를 폄훼하는 것은 산업 성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조 회장은 올해 프랜차이즈 산업의 중장기 발전을 위한 정책연구와 실태조사 등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협회 자체적으로 프랜차이즈 본사의 '윤리경영'을 강화, 이달부터 프랜차이즈업계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윤리준수교육 프로그램도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에도 윤리위원회를 두고 있었지만 이보다는 한 단계 더 강화해 가맹점주와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고 동반상생을 실천하기 위해 의무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조 회장은 "해외 진출과 관련해 특허청과도 해외상표권 침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글로벌 진출과 관련한 프랜차이즈산업 예산 확보도 중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글로벌 프랜차이즈 포럼을 개최해 글로벌 현황을 공유하는 한편, 강연 등을 진행해 해외진출 방향성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조 회장은 "국내에서는 프랜차이즈가 구박받는 산업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협회장으로서 어깨가 무겁다"면서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아쉬울 게 없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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