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샐러리맨 신화'를 일궜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재기에 나서고 있다.
지주사인 웅진은 1조4000억원이 넘는 기업회생 채무액을 사실상 다 갚았다. 당초 계획보다 6년 앞당긴 결과다.
부채를 청산한 윤 회장은 올 하반기 재기의 신호탄으로 준비한 화장품 방문판매 사업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며 부활의 날갯짓을 펼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의 지주사인 웅진은 최근 2022년까지 갚아야 할 채무 1470억원 가운데 1214억원을 조기 변제했다. 이로써 웅진은 2012년 법정관리 당시 집계된 채무 1조4384억원 중 98%(1조4128억원)를 갚았다.
웅진 측은 "지난 2주간 채권자를 대상으로 1470억원에 대한 조기 상환에 신청을 접수한 결과 1214억원에 대해 접수가 진행돼 변제를 완료했다"면서 "이번 조기변제로 인해 웅진은 2012년 9월 기업회생절차 당시 발생한 총 1조4384억원의 회생채무 중 256억원을 제외한 1조 4128억원을 변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초 기한보다 6년이나 빠른 채무 상황은 윤 회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윤 회장은 평소 "채권자 상당수가 영세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인 만큼 빚부터 갚자"는 원칙을 강조했다고 한다. 또 조기 변제 시 채무가 5.5% 할인되는 것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채무 변제는 사실상 웅진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의미한다. 웅진그룹은 2012년 10월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한 이후 지난 3년 8개월간 핵심 계열사인 웅진코웨이, 웅진케미칼, 웅진식품을 매각하는 아픔을 겪었다. 2011년 기준 32개였던 그룹의 계열사 수는 현재는 웅진씽크빅 등 15개가 됐다.
알짜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웅진그룹은 2013년 한 해 동안 7969억원(우발채무 별도)을 변제하는 등 지금까지 1조4128억원(현금변제 9839억원, 출자전환 3474억 등)을 변제했다. 전체 부채의 98% 규모다. 법정관리는 2014년 2월 종결됐다.
박천신 웅진 CFO(재무담당최고책임자)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은 물론 웅진씽크빅의 북클럽 등 신사업을 성공시킨 덕분"이라며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ㆍ중견기업 및 개인 채권자를 위해 채무를 일시에 조기변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채무 변제는 사실상 웅진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의미한다. 특히 교육업체 웅진씽크빅의 성장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웅진씽크빅은 2014년 회원제 독서플랫폼인 '웅진북클럽'을 출시하며 1년 만에 28만여명의 회원을 모집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이 같은 성과로 지난해 매출 6505억원, 영업이익 234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웅진그룹의 재도약은 윤 회장의 투명경영과 끊임없는 경영혁신의 성과로 풀이된다. 웅진그룹 법정관리 당시 검찰 수사에서도 윤 회장의 개인 비자금이나 차명계좌 등 일절 비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윤 회장은 그룹 재건을 위한 승부수로 다시금 방문판매를 선택했다. 지난 1월 웅진릴리에뜨를 설립하고, 화장품 방문판매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윤 회장은 70년대 한국브리태니커 사원으로 영업을 시작한 이래 방문판매사업으로 웅진그룹을 일궈낸 바 있다.
윤 회장은 최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웅진릴리에뜨 사업설명회에 직접 강연자로 나서는 등 사업 전반을 직접 챙기고 있다. 웅진릴리에뜨는 지난달 초 첫 화장품 제품으로 '리쥬메디 라인'을 출시하고, 한 달여만에 약 1만1000여명의 회원을 모집했다. 이 중 5000여명이 향후 방문판매원으로 나서는 에이전트(판매자)로 등록했다.
또 윤 회장은 두 아들인 윤형덕(39) 웅진에버스카이ㆍ웅진투투럽 대표, 윤새봄(37) 웅진씽크빅 대표를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윤형덕 대표는 터키 정수기 사업 등 신성장동력을, 윤새봄 대표는 기존 사업의 재정비를 맡고 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도덕성을 지킨 투명경영과 법정관리 과정에서도 신사업을 발굴해 그룹 재도약 의지를 다져온 기업경영이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회사가 안 좋아지면서 떠났던 직원들이 최근 하나둘 다시 돌아오기 시작하며 재도약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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