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신한은행이 지난달 31일 대우조선해양에 여신에 대한 건전성 등급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한 단계 강등했다. 추가 적립이 필요한 충당금 규모는 200억~3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2일 신한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31일 여신관리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 이미 지난 4월 대우조선해양 여신 등급을 '요주의'로 낮춘 KB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다른 시중 은행들도 여신등급 하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은 수년째 적자를 기록해 온 데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6638%에 달했다. 올 들어 신규 수주를 단 한 건도 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도 대부분의 은행들이 대우조선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어 비판이 일기도 했다. 시중은행이 대우조선에 대한 여신등급 조정에 머뭇거리는 이유는 금융당국에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은행 여신은 총 23조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이 각각 12조6000억원, 6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NH농협은행이 1조4000억원 수준이다. 이밖에 KEB하나은행(8250억원), 국민은행(6300억원), 우리은행(4900억원), 신한은행(2800억원) 등 주요 시중은행의 전체 대출규모도 2조를 웃돈다.
은행은 여신 등급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눠 관리한다. 정상 등급은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지만, 요주의는 대출 자산의 7~19%, 고정은 20~49%, 회수의문은 50~99%, 추정손실은 대출액의 100%를 충당금으로 각각 쌓아야 한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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