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수출이 매달 마이너스행진을 기록하면서 수출절벽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다. 수출기업의 경기전망도 밝지 않은 가운데 향후 수출은 LCD와 가전, 식품을 중심으로 신흥시장보다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시장에서 희망을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6월 수출BSI 기대 이하…수출기업 불안감 확산
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은행 등이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수출기업은 향후 경기전망을 밝게 보지 않고 있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전경련 조사 결과 6월 전망치는 94.8을 기록, 지난 5월(102.3)에 기준선 100을 상회한 뒤 한 달 만에 다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5월 실적치(97.1) 역시 기준선 100을 하회해서 5월의 호조 전망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6월 경기가 부정적으로 전망된 이유는 내수부진과 글로벌 경기 침체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상수로 굳어진 상황에서 구조조정 이슈에 의한 불안감이 퍼졌기 때문이라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기업들은 연초 부진에 따른 기저 효과와 임시공휴일(5/6) 지정의 일시적 효과가 사라지면서 내수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6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동 및 신흥국 수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를 위축시키는 기업구조조정 이슈가 부각되면서 기업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수출기업 BSI도 올들어 70을 넘어선 것은 3월(70)뿐 이었으며 5월은 70, 6월 전망은 73에 그쳤다. 제조업 업황 BSI는 5월(실적기준)은 71, 6월 전망 BSI는 74로 전월보다 1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25.9%), 불확실한 경제상황(18.1%), 수출부진(11.1%) 등을 꼽았다.
-2분기 수출선행지수도 전분기대비 하회
이는 KOTRA가 펴낸 2분기(4월∼6월) 수출선행지수 전망과 비슷하다. 2분기 수출선행지수는 1분기(50.0)보다 2.3포인트 하락한 47.7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선행지수가 50 이상이면 전분기 대비 호조를, 50 이하면 악화를 의미한다.
수입국경기의 지속적인 악화가 수출부진의 주요인이다. 수입국경기지수는 전분기(46.0)대비 3.0포인트 하락한 43.0으로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KOTRA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일부 국가에서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후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전분기 대비 지수가 하락하면서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7.8), 중국(-7.0) 등의 하락세가 컸다. 반면에 북미(-4.1), 유럽(-0.3), 아시아(-0.8)는 하락세를 보였으나, 경기지수가 기준치를 상회해 상대적으로 양호할 전망이다.
-2분기 수출은 북미·유럽은 호전 vs 신흥시장은 부진
이에 따라 2분기 수출은 북미ㆍ유럽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호전되나, 중남미ㆍCIS 등 신흥국과 일본은 부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북미(54.1), 유럽(53.0) 등 선진국에서 수출선행지수 기준치(50)를 상회했다. 전체 지역의 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유럽(-0.5)과 고용시장 개선으로 소비흐름 호조세를 보이는 북미(-0.4)의 수출선행지수는 기준치를 상회해 양호할 전망이다.
수출선행지수가 기준치(50)를 하회한 지역은 중국(49.1), 중남미(43.0),중동아프리카(42.8), 일본(39.9), CIS(34.4) 등이다. 중국은 성장세 둔화에 따른 내수감소가 가시화됨에 따라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이번 분기 처음으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하락이 장기화되면서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지역(중동아프리카ㆍ중남미ㆍCIS 등)으로의 수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중동아프리카(-6.5p)의 경우 3분기 연속 하락세가 지속했다. 일본도 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2.0p)해 여전히 수출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LCD 가전 식품 수출은 호전 vs 유화 반도체 등은 위축
품목별로는 LCDㆍ가전ㆍ식품류는 수출이 전분기보다 호전될 전망이나, 석유화학ㆍ반도체 등 대부분 품목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구체적으로 식품류(54.2), LCD(51.9), 가전(51.2)은 수출이 양호할 전망이다. 자동차(50.0)는 전분기 대비 상승(8.3포인트)해 기준치에 도달했고 가전(2.5포인트)의 경우도 지난 분기 대비 상승해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의 경우 북미, 유럽, 중동아프리카, 중국, 아시아 등 전 지역에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으며, 자동차의 경우도 유럽, 북미, 중남미에서 높은 지수르 기록했다. 철강의 경우도 최근 철강재 가격 상승에 따라 크게 개선(11.8포인트)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기준치는 하회(46.9)했다.
섬유류(47.0), 철강(46.9), 무선통신(46.8), 일반기계(44.1), 석유제품(41.7) 등 대부분의 주력품목 수출 부진이 점쳐졌다. 글로벌 수요 위축 등으로 수출선행지수가 품목 전반에서 하락세로 나타났는데 특히, 컴퓨터(-15.1포인트)와 석유화학(-8.0포인트), 섬유류(-7.9포인트), 반도체(-7.3포인트), 무선통신(-6.9포인트), 자동차부품(-6.2포인트)은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그 밖에도 식품류(-3.6포인트),석유제품(-2.6포인트) 등 주력품목도 전분기보다 부진한 성적이 예상됐다.
한편, 수출선행지수로 본 2분기 지역별 유망품목을 정리하면 유럽은 식품류(63.3), 석유화학(62.5), 자동차(60.0), 자동차부품(56.7),철강제품(56.3), 무선통신(53.8), 가전(53.8) 등이 유망하다.
북미는 철강제품(72.7), 식품류(70.5), 가전(61.8), 섬유류(60.4), 자동차부품(51.0) 등이 아시아는 무선통신(68.2), 섬유류(58.8), 철강제품(56.6), 가전(51.5) 등에서 수출호조가 기대된다.중국은 반도체(62.5), 섬유류(53.8), 가전(53.7), 중남미는 자동차(75.0),중동아프리카는 가전(54.2), CIS는 식품류(57.1) 등이 각각 유망품목으로 선정됐다. KOTRA는 일본은 유망품목을 선정하지 않았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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