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5000억 출자받았지만 환율 복병으로 BIS비율 장담 어려워…옐런 등 발언으로 달러화 강세 지속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환율 급등(원화가치 하락)으로 자본 확충 방안을 논의 중인 수출입은행에도 복병이 생겼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출자로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환율이 1200원선에 근접하면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이 더 떨어질 수 있어서다.
산업은행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5000억원을 수은에 현물출자하기로 하면서 BIS비율은 10%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출자가 마무리되면 수은의 BIS비율은 0.35%포인트 높아져 대략 1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수은의 자산 중 80% 이상이 외화자산이어서 환율 변수도 BIS비율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BIS비율은 총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구한다. 여기서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은 빌려준 돈을 위험에 따라 다시 계산한 값이다. 예컨대 신용도가 낮은 대출은 그 위험도를 반영해 자산가치가 더 낮게 매겨진다. 달러화 표시 채권 등 외화자산은 원화로 환산해 값을 매긴다. 환율이 급등하면 외화자산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커져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난다. 이렇게되면 BIS비율이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 수은의 안정적 BIS비율 확보를 위한 자본 확충에 필요한 돈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수은 관계자는 "환율변수에 따라 BIS비율의 분모인 위험가중자산 변동폭이 달라져 현재로서 BIS비율을 추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추세다. 30일 하루만 12.5원이 올라 종가기준 1191.3원을 기록해 1200원선에 근접했다. 작년말 종가(1172.5원)와 비교하면 5개월만에 18.8원이나 오른 셈이다. 올 초 중국발 금융 불안의 여파로 환율이 장중 1240원대로 오른 적이 있는 데다 옐런 의장이 금리인상 시사 발언을 하면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진 탓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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