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작년 6~8월 3할7푼은 기본
최근 4경기서도 불방망이
한일 통산 600홈런 대기록 예고
손아섭-정근우도 더울수록 맹타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이제 여름이다. 프로야구는 6월부터 주말(토ㆍ일) 경기를 모두 오후 5시 이후 야간 경기로 한다. 무더위는 선수들로 하여금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이 시기를 견뎌내야 한다. 순위가 결정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강한 자만이 여름을 이기고 가을까지 살아남는다. 유난히 여름에 강한, '여름사나이'도 있다.
'국민타자' 이승엽(40)은 올 시즌 성적에 만족하지 않는다. 마흔 여덟 경기에서 타율0.290, 8홈런, 53안타, 37타점을 기록했다. 매우 뛰어나다고 할 수 있지만 타격 지표에서 대부분 순위권 밖으로 밀렸다. 그만큼 국내 리그의 타고투저 현상은 극심하다.
이승엽은 통산 타율(0.304) 3할이 넘는 데뷔 22년차 베테랑이다. 그의 타율은 4월에 0.294, 5월에는 0.286이었다. 이 기록으로는 예년에 비해 경기력 저하가 두드러진 삼성을 끌고 나가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이승엽이 폭발하지 않는 삼성은 두려운 팀이 아니다.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팀 삼성(6위ㆍ24승25패)의 초반 성적표는 명성에 걸맞지 않았다. 이제 이승엽의 힘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여름에 강하다. 최근 5년간 7∼8월 승률은 0.613(125승79패)에 이른다. 이승엽은 “지금은 조금 부진하지만 날씨가 더워지면 강해질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승엽이 자신 있게 말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이승엽은 '원조' 여름사나이다. 이승엽은 최근 부쩍 더워진 날씨에 걸맞게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주말 3연전(SK전)포함, 직전 네 경기에서 7안타(3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시동을 걸었다.
지난 시즌에도 이승엽은 6월(타율 0.372), 7월(0.373), 8월(0.485)에 걸친 여름철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지난해 대망의 개인통산 400홈런 기록도 여름(6월 3일 포항 롯데전)에 세웠다.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해 역대 최다 열 번째이자 역대 최고령 골든글러브(지명타자 부문)를 손에 넣었다. 이승엽은 올 시즌 한ㆍ일 통산 600홈런(한국 424개, 일본 169개) 기록도 노리고 있다.
이승엽은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나가길 바란다. 그는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많이 답답했는데, 오랜만에 팀에 보탬이 됐다. (타격)감을 계속 이어가려고 했는데 다행히 타구가 좋게 나왔다. 앞으로 더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하위권에 처진 롯데(7위ㆍ23승26패)와 한화(10위ㆍ16승1무31패)도 여름을 틈타 반등을 노린다. 롯데에선 손아섭(28)이 대표적인 여름사나이다. 지난해 오른쪽 손목부상으로 6월 네 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7월(0.333)과 8월(0.382) 화력이 폭발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한화는 주장 정근우(34) 활약에 기댄다. 정근우 역시 더위와 함께 지난해 6~8월 3개월 동안(0.333→0.353→0.365) 타격감이 살아났다. 덕분에 한화는 마지막까지 순위경쟁을 계속할 수 있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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