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의 법정관리 결정 이틀만에 신속하게 움직여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27일 신청할 계획이다. 채권단이 STX조선해양 법정관리를 결정한지 이틀 만에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채권단과 업계에 따르면 이날 STX조선해양은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 신청서와 자료를 제출한다. 다만 서류 준비가 미비하다고 판단되면 신청 날짜가 다음 주로 미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법은 신청서를 받은 후 30일 이내에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자산ㆍ채무 실사를 거쳐 존속가치와 청산가치를 계산하고 4개월 내에 회생 혹은 청산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6조원에 이르는 금융권 대출을 포함해 STX조선해양의 모든 채무가 일단 동결된다. STX조선해양은 당장 돈을 갚아야 할 짐을 덜지만, 회사 재산을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직원과 협력사도 회생여부 결정전까지 인건비와 거래대금을 받을 수 없게 돼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해양이 더 이상 선박 건조를 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에 따 놓은 수주나 이미 건조중인 선박 모두 중단 대상이다. STX조선해양과 계약한 선주들은 선박 건조가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 계약 취소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연쇄적으로 협력사와 기자재 업체 계약이 취소되며 도미노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STX조선해양의 중소협력사는 사내 협력사 60곳을 비롯해 총 1700개에 달한다. STX조선해양 직원 수는 올 3월 기준 2100여명이다.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9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STX조선해양이 자율협약에 들어간 지 3년 2개월 만에 결국 채권단은 회생포기를 선언했다. 그동안 이 회사에 무려 4조5000억원의 공적자금이 들어갔다. 그럼에도 2013년 1조5000억원, 지난해 3000억원 가량의 영업 손실을 냈다. 올해 조선업황이 안 좋아지며 전세계 발주량이 줄어들면서 단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했다. 결국 재실사에 들어간 채권단은 앞으로도 STX조선해양의 경영상황이 나아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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