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현진 인턴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985년 미국에서 연수할 당시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망명생활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향을 상부에 보고했던 것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솔직히 말도 안되는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반 총장은 25일 오후 제주 국제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언론인 간담회에서 지난달 공개된 외교부 비밀 해제 문건에서 자신이 김 전 대통령 동향에 대한 정보수집 관련자로 등장한 것에 대해 "제 인격을 비춰서 보면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건에 따르면 당시 미국 하버드대에서 연수 중이던 반기문 외무부 참사관은 “미국의 학계와 법조계 인사가 ‘김대중 안전귀국 요청 서한’을 청와대에 발송할 예정”이라는 첩보를 입수해 상부에 보고했다. 이는 '김대중 동정'이라는 제목의 전보로 본국의 외교부 장관에도 보고됐다.
반 총장은 "제가 연수생으로 있었던 당시 총영사관이 보스턴에 없어 뉴욕총영사관에 적을 두고 있으면서 정부 고급 귀빈들이 많이 오니까 제가 거의 명예 총영사 역할 비슷하게 했다"며 "대학신문에 난 것을 카피해 보냈고, 학생도 아니고 펠로우로 있었기 때문에 그런 말을 들어서 보고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정당이나 정치인을 위해서 한 것도 아니고 정부, 국가를 위해 있는 것을 관찰해 보고한 것으로 개인의 의견은 들어간 것이 없다"며 "김 전 대통령을 제가 따라다니면서 그런 것도 아닌데 그런 것(언론 보도)을 보면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흠집을 내는 건데, 제 인격에 비춰서 볼 때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반 총장은 "퇴임 후에 국민으로서 역할을 생각해 볼 것" 이라고 말해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손현진 인턴기자 free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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