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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新 소비시장을 가다] 두부 반모에서 간병상담까지…편의점發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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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의점, 골목마다 들어선 미니 백화점

[일본 新 소비시장을 가다] 두부 반모에서 간병상담까지…편의점發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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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대한민국의 유통시장은 변곡점에 서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데 이어, 기존의 인프라는 대형화와 소형화로 변주하며 살길을 찾는다. 정보기술(IT)의 발전 뿐 아니라 저성장, 저출산, 인구고령화에 따라 맞이한 어쩔 수 없는 구조적 변화다.


그러한 의미에서 일본 유통시장은 한국의 미래를 보여준다. 우리보다 수년 먼저 고령화 문제와 맞닥뜨렸고, 심각한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은 성장이 아닌 생존을 고민하며 치열하게 경쟁중이다. 국내 업계가 일본 소비시장의 변화와 살아남은 사업자의 특징을 면밀히 살펴보고 분석해야 하는 이유다. 아시아경제는 현장 취재를 통해 최근 일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유통시장의 변화를 총 3회에 걸쳐 살펴본다.

소매판매 저성장 기조 속 나홀로 성장세
5만여 매장, 점당 매출 23억원
제품 대부분 1인 기준 포장
400엔 안팎 도시락만 50여종
69조원 나카쇼쿠 시장 선도


일본은 2000년대에 소매판매액이 거의 늘지 않는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었다. 같은 기간 편의점 시장은 나홀로 성장을 거듭한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부터 한국 유통업계에서 뚜렷하게 목격되고 있다. 국내 편의점 업계가 끊임없이 일본 현지 시장을 연구하는 이유다.

2007년 이후 일본 편의점업체들은 차별화된 특화점포 전략으로 상품을 구성하면서 성장세에 속도를 더했다. 일본프랜차이즈협회(JFA)에 따르면 2014년말 기준 일본 편의점 수는 5만1000개를 넘어섰고, 점당 매출액은 23억원을 웃돌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의 편의점 수도 3만개를 넘어서며 빠르게 일본의 규모를 추격하고 있다. 10년 전 까지만 해도 일본 편의점 시장의 초기 단계를 답습하는 데 그쳤던 국내 업체들은 최근 그 규모와 구성 면에서 일본 업체들을 상당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일본 新 소비시장을 가다] 두부 반모에서 간병상담까지…편의점發 혁명 일본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 다마구 노보리토 역 앞에 위치한 세븐일레븐의 '미래형 매장' 모습.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이 매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


◆두부 반모ㆍ채소스틱에 후식까지 '완벽'= 일본 가나가와 현 가와사키시 다마구에 있는 노보리토 역 앞. 현지 시장 1위 편의점 업체인 세븐일레븐은 이 곳에 '미래형 매장'을 두고 있다. '작은 백화점'을 방불케하는 40평 남짓한 매장 안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영유아부터 고령층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가 원하는 대부분의 것이 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규모'다. 일반적으로 일본의 편의점 매장은 40평 정도로, 한국의 일반적인 동네 슈퍼마켓 크기다. 아르바이트 직원 1명이 계산과 물건 정리를 담당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매장 한 곳에 직원이 5~6명 씩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서늘하다. 신선식품과 즉석조리식품이 한국과 비교해 월등히 많아 곳곳에서 냉장시설이 가동되고 있기 때문. 제품은 대부분 1인을 기준으로 포장됐다. 반모로 자른 한모 분량의 두부는 135엔(약 1460원), 먹기 편하게 오이와 당근 등을 잘라 포장한 채소스틱은 디핑소스와 함께 240엔 정도의 판매되고 있다. 사과나 바나나, 양배추, 호박, 상추, 가지 같은 과일ㆍ채소를 비중있게 취급한다는 점도 국내 매장과의 차이점이다.


여기에 빵류도 30여종을 웃돈다. 푸딩, 컵 아이스크림, 젤리 같은 디저트류는 가성비가 높은 것으로 한국에서도 정평이 나 있을 정도. 200엔 미만의 가격에 전문점 못지 않은 맛을 경험할 수 있다. 편의점을 찾은 한 40대 일본인 남성은 "굳이 유명 식당이나 빵집을 찾아가지 않는다"면서 "편의점에서 사 먹는 것 만으로도 그 품질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일본 新 소비시장을 가다] 두부 반모에서 간병상담까지…편의점發 혁명 도시락, 삼각김밥 등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식품이 매대 한켠을 가득 채우고 있다.

◆나카쇼쿠 시장 주도…69조원 시장 잡는다=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도시락이나 삼각김밥, 샌드위치 같은 신선식품이다. 세븐일레븐 '미래형 매장'에는 400엔 안팎의 도시락 50여종, 150엔 수준의 삼각김밥 40여종이 마련돼 있었다. 도시락 진열 코너는 약 2m 이상의 너비로 우리나라의 2배 수준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관련 매출은 국내(5~7%) 대비 5배를 웃도는 29%에 달한다.


이 같은 성장세는 일본의 나카쇼쿠(中食) 시장과 궤를 같이 한다. 나카쇼쿠는 집밥과 외식의 중간 형태로 집에서 냉장 조리식품을 구매해 먹는 형태의 식사를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편의점 도시락이다. 일본 미즈호 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나카쇼쿠 시장 규모는 6조4000억엔(약 69조원)에 달한다. 세븐일레븐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3년 밥과 반찬등을 제조하는 공장 7개를 신설했다. 지방별로 맛을 현지화하고 낫토, 두부 등 식품을 슈퍼에 못지않게 구성하는 데 주력했다. 이사카 류이치 세븐일레븐재팬 사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령화와 직장 여성의 증가로 냉장 조리식품을 사서 집에서 먹는 음식의 외부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냉장 조리식품을 이용하는 직장 여성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운터를 중심으로는 현장에서 즉석조리해 내놓은 식품군을 선보인다. 100엔커피로 유명한 '세븐카페' 뿐 아니라 도넛, 조각치킨, 소세지, 핫도그, 고로케 등이 구비됐다. 전국 평균 100엔커피의 판매량은 1일 100잔을 넘어섰다. 100엔커피는 2014년 한해에만 5억잔이 팔렸다. 한켠에는 커피와 도넛 그림이 그려지고 가격이 적힌 카드가 진열돼 있다. 일반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한 배려다. 카드를 집어 카운터에 제시하면 해당 제품을 가져다준다.


◆1일3배송 시스템에 옴니채널도 속도…생태계가 바뀐다= 일본의 점당 매출은 한국과 비교해 4배(2014년 기준)를 웃돈다. 제품의 종류와 이용자 수가 많다보니 국내와는 달리 1일3배송(한국은 1일 2배송) 시스템이다. 매장을 방문한 오전 10시30분께에도 편의점 안은 재고 확인과 납품으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구조적 변화도 감지된다. 바로 '옴니채널'이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는 구호로만 존재하는 옴니채널 시스템은 현지 매장 곳곳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매장이 도쿄 시내 카미나리몬에는 세븐일레븐이다.


이 곳은 본사에서도 대표적으로 관리하는 옴니채널 표준 매장이다. 간판에는 '옴니세븐(Omni 7)'이라고 큼지막히 적혀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아이홀딩스는 이 '옴니세븐' 사이트를 통해 그 산하 백화점 소고ㆍ세이브와 슈퍼마켓 이토요가도, 잡화점 로프트, 유아용품 전문점 아가짱 혼포에서 취급하는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이 옴니세븐 매장에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작년 11월1일 오픈한 이 사이트는 오전 7시까지만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당일 밤 근처 편의점에서 물건을 바로 수령할 수 있다. 앞서 세븐아이홀딩스는 현지 최대 패션브랜드인 유니클로와 손잡고 유니클로 제품의 수령, 반품 같은 협업 뿐 아니라 공동 자체브랜드(PB) 출시를 위한 개발에 착수했다.



도쿄(일본)=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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