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본관·별관 건물 개보수공사
직원들 내년 6월 태평로 삼성 본관 출근
최대 수십조원 현금, 강남본부 등 분산
무장경찰·특수軍 역대 최고 보안 예고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한국은행이 내년 6월 서울 소공동 본관을 떠나 태평로 삼성 본관으로 입주한다. 내년부터 3년동안 한은 본관과 별관의 개보수공사가 진행되면서 지하금고에 있는 현금도 서울 강남본부 등으로 옮긴다.
한은 관계자는 20일 "본관과 별관 개보수 공사기간동안 이전할 공간으로 태평로 삼성본관이 우선협상대상에 선정됐다"고 말했다. 이에 개보수공사가 이뤄질 3년 동안 한은 임직원들은 삼성 본관으로 출근해 업무를 하게 된다.
한은은 지난해 별관 재건축과 본관 리모델링을 결정하고 설계용역 업체를 선정하는 등 준비 작업을 진행해왔다. 당초 을지로 삼성화재와 소공로 OCI 건물도 검토 대상이었으나 보안과 근무 여건 측면에서 삼성본관이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앞으로 삼성 측과 임대료 등에 관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은은 개보수공사에 앞서 한은 지하금고에 있는 현금을 이전하게 된다. 한은 지하금고에 있는 현금은 적게는 십수조원에서부터 많게는 수십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액수는 공개되지 않는다. 지하금고에 있는 현금은 한은이 조폐공사를 통해 만든 뒤 시중에 방출하기 전인 신권과 유통과정에서 한은이 회수해서 일시 보관 중인 미발행 화폐 등이다.
현금의 행선지는 여러 곳으로 나뉜다. 서울 강남본부로 일부 이전하고 인천, 경기도 수원 등 수도권 소재 지역본부 지하금고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12년 한국은행 제주본부에서도 신청사로 이사하면서 제주본부 금고에 있던 1000억원대의 현금을 옮긴 바 있다. 현금 이송은 무장경찰의 철통보안 속에 현금 수송작전이 비밀리에 진행됐다. 현금은 특수트럭에 담겨서 옮겨졌고, 경찰은 현금수송차량 앞뒤로 에스코트하며 극도의 경계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은 본관에서 지하금고의 현금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지하금고에 있던 금을 옮긴 적은 있다. 당시에는 한은이 국방부의 도움으로 무장헌병들이 대형 군트럭에 금괴를 싣고 나뭇가지로 위장해 진해 해군통제부로 이동했다.
한은이 보유하고 있는 금은 이전 대상이 아니다. 한은 보유 금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금고에 보관돼 있고, 소공동 본관의 지하금고엔 없다.
한은 관계자는 "이전 과정에서 문제가 없도록 보안 문제 등을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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