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경필]
고흥군과 공동으로 정부에 건의 “평생 바쳤는데 해준 것 없다”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전국 한센인들을 대표한 한국한센인총연합회(이길용 회장)가 평생을 바쳐 봉사한 마리안느 및 마가렛 수녀를 위한 기념시설을 건립해달라고 정부측에 건의했다.
한센인총연합회는 두 수녀의 봉사정신을 기리는 기념시설 건립을 위해 고흥군과 공동으로 보조를 맞춰 정부에 호소하는 건의서를 19일 발표했다.
1960년대 오스트리아 인스브룩간호대학을 졸업한 두 수녀는 소록도에 간호사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20대 후반에 소록도에 들어온 이래 40여년 간을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이길용 한센인총연합회 회장은 “대한민국 국민이 버리고 감췄던 그들을 스스로 찾아가 40년이라는 긴 세월을 한센인과 함께 했던 두 분의 정신이 온 세계에 울려 퍼져 아픈 사람은 치유되고, 고통 받는 사람은 행복해 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고흥군은 마리안느-마가렛 수녀의 공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봉사의 숭고한 참뜻을 널리 기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운동 전개 등 마리안느-마가렛 수녀 선양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번 개원 100주년 및 한센인의 날 행사차 고흥을 방문한 연합회원들은 연합회가 해야 할 일을 고흥군에서 앞장서 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이같은 기념시설 건립사업을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이 기념시설은 두 분의 봉사정신을 실천하는 ‘마리안느-마가렛 봉사학교’ 와 희생정신의 숭고한 참뜻을 기리는 ‘기념관 건립’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 기념행사와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 16~18일까지 3일간 고흥을 방문한 250여명의 한센인연합회원과 사무국직원들은 오마도 간척지 한센인 추모공원을 찾아 오마간척 공사 중 희생자를 추모하고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록도를 떠난 지 11년만인 지난 13일 방문한 마리안느 수녀는 20일 고국인 오스트리아로 돌아간다.
최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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