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은 북한군 소행' 주장한 지만원, 광주시민과 몸싸움 "누가 빨갱이냐?"

지만원 사진=YTN 캡처

[아시아경제 이종윤 인턴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지만원(74)씨에 대한 형사재판이 열린 가운데, 지 씨가 재판을 참관하던 광주 시민에게 거센 항의를 받았다.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강산 판사 심리로 사자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지 씨의 1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는 5·18기념재단 소속 광주 시민 등 30여명이 방청했다.

재판이 시작되자 지 씨는 "변호인을 선임한 뒤 의견을 밝히겠다"며 재판 연기를 신청했다. 김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고 오는 6월16일 재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 씨가 법정을 나서려 하자 광주시민 등 일부 방청객들은 "누가 빨갱이냐? 어찌 5·18을 간첩으로 몰 수 있느냐"며 지 씨에게 거센 항의를 펼쳤다.

하지만 지 씨가 이를 무시하고 자리를 나서려 하자 방청객들은 "지만원 잡아라"고 소리치며 지 씨를 뒤쫓았고, 이 과정에서 지 씨와 광주시민들 간의 가벼운 몸싸움이 일어났다.

법원 방호원들이 말리려했지만 방청객들은 "말리지 마라. 지만원 잡아 와라"고 외치며 지씨를 뒤쫓았다. 지 씨가 택시에 타자 흥분한 방청객 1명은 택시 앞에 드러눕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모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지씨가 계속해서 허위 사실을 유포하기에 항의하고자 재판에 왔다"고 전했다.

앞서 지 씨는 2014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시스템클럽)에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북한 특수군이 군중으로 잠입해 특수활동을 벌였다" "천주교 신부들이 북한과 짜고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등 반역 행위를 하고 있다"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지씨는 19일 자신이 운영하는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홈페이지에 '대한민국 대통령 뇌사상태'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법정에서 나오자마자 50명 이상으로 보이는 광주사람들이 집단으로 나를 에워싸고 머리카락을 잡아 뽑고, 넥타이로 목을 조이고, 구두발로 차고 손톱으로 할퀴는 등 집단 폭행을 가했다. 법정 경찰 몇 명이 막아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우리 회원들은 노인들이 주였는데 불과 10명 안팎이었다. 중과부적이었다"며 분노했다.

지만원은 언론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오늘 모든 언론들은 "지만원이 당해도 싸다, 고소하다"는 식의 기사들을 썼다. 이런 행태의 언론들이 과연 사회의 목탁인가? 모두 빨갱이 자식들인 것이다"라는가하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 자기가 막아야 할 것을 보훈처장에게 공을 넘겨, 보훈처장을 야당, 여당, 언론들로부터 마녀사냥을 당하게 했다. 박근혜는 뇌사상태에 있는가? 이게 무슨 나라이고 이런 게 무슨 대통령인가?"라며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