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섹스로봇]로봇과 복상사 위험…동거는 준비됐나

시계아이콘02분 3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김희윤의 '가까운 미래'대기획 - 본능 규제는 어디까지, 현행 법체계와 윤리헌장 들여다보니


[섹스로봇]로봇과 복상사 위험…동거는 준비됐나 주문자의 필요와 기호에 맞는 맞춤형 로봇의 탄생이 멀지 않았다. 사진 = 영국 AMC 드라마 '휴먼스' 화면캡쳐
AD


[아시아경제 김희윤 작가] “윤리란 개인이 어떻게 살 것인가와 관계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공동체에 내속되는 상태에서 바깥으로 나왔을 때 비로소 개인이 됩니다. 그때 처음 ‘자기’가 발견되고, 또 ‘윤리’가 문제시되는 것입니다.” - 가라타니 고진, 『자연과 인간』(조영일 옮김, 도서출판B, 2013) 중

가라타니 고진이 말하는 윤리를 놓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섹스로봇에게 묻는다면 아마 “주인님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답하지 않을까? 로봇은 인간이 입력한, 또는 명령한 프로그래밍대로 철저하게 움직인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는 시대가 도래한다면, 섹스로봇은 어떻게 변모할까? 극단적 가정 하에 섹스로봇과 관계 중에 인간이 사망한다면 이 사망의 책임은 로봇에게 있을까, 인간에게 있을까?


[섹스로봇]로봇과 복상사 위험…동거는 준비됐나 섹스로봇 뿐만 아니라 가사로봇, 넓게는 킬러로봇까지 로봇의 활용분야가 다양해짐에 따라 보다 정교한 로봇윤리의 정립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 =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스틸컷

로봇이 지켜야 할 윤리


이처럼 로봇이 인간의 많은 영역을 대체하면서 여기에 적용할 윤리적 규범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로봇윤리((Roboethics)’에 대한 논의가 각 분야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04년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제1회 로봇윤리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학계에 처음 정립된 이 주제는 국내에서도 논의가 활발히 이뤄져 2007년 국제로봇자동화학회(ICRA)에선 한국 정부가 로봇윤리헌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1장(목표)=로봇윤리헌장의 목표는 인간과 로봇의 공존공영을 위해 인간중심의 윤리규범을 확인하는 데 있다.
· 2장(인간, 로봇의 공동원칙)=인간과 로봇은 상호 간 생명의 존엄성과 정보, 공학적 윤리를 지켜야 한다.
· 3장(인간 윤리)=인간은 로봇을 제조하고 사용할 때 항상 선한 방법으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 4장(로봇 윤리)=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순종하는 친구ㆍ도우미ㆍ동반자로서 인간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
· 5장(제조자 윤리)=로봇 제조자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로봇을 제조하고 로봇 재활용, 정보보호 의무를 진다.
· 6장(사용자 윤리)=로봇 사용자는 로봇을 인간의 친구로 존중해야 하며 불법개조나 로봇남용을 금한다.
· 7장(실행의 약속)=정부와 지자체는 헌장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유효한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섹스로봇]로봇과 복상사 위험…동거는 준비됐나 섹스로봇과의 관계 후 사망한 60대 남성, 이때 섹스로봇에게 살인죄 적용이 가능할까?


섹스로봇과 복상사


2030년, 서울 도심. 한 호텔에서 60대 남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현장에는 신고자인 여성형 휴머노이드와 사망한 남성 A씨가 있었고, 사체 수습 후 부검결과 A 씨의 사인은 심장마비로 관계 중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유족에게 사실을 설명한 뒤 시신을 인계했고, 휴머노이드는 소속업체로 귀가조치 처리됐다.


앞서 언급한 섹스로봇과 관계 중 인간이 사망한다면 사인은 누구에게 있는가? 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가상의 상황을 그려보았다. 2016년 현재를 기준으로 관계 중 한 명이 사망, 사인이 복상사로 밝혀지고, 사망자의 심혈관계질환 또는 뇌졸중 증상이 확인될 경우 현행법상 관계를 맺은 상대방은 무혐의 처리된다. 이러한 가상상황에 대한 대처매뉴얼을 프로그래밍, 향후 출시될 섹스로봇에 관계 중 상대방의 심박수 및 체온, 혈관계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장착한다면 로봇의 뛰어난 기능에 속출하는 사망자를 줄이는 좋은 예방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본능은 죽여서는 안 되며 다만 규제해야 한다. 그런데 본능을 규제하는 일은 아마 그것을 죽이는 일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루소는 ‘에밀’에서 본능을 규제하는 일은 본능을 죽이는 일보다 어렵다고 경고한다. 로봇의 발명과 인공지능 기술의 결합, 이를 통해 탄생한 다양한 형태의 로봇은 비단 섹스로봇에 그치지 않고 전투로봇, 킬러로봇 등 인간이 필요로 하되 하기 어려운 분야를 바탕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투입될 것이다. 여기에 대한 규제는 이를 개발하는 과정보다 더 어렵고 복잡하다.


이세돌 9단과의 대결로 그 성능을 입증,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를 알린 알파고를 개발한 인공지능업체 Deep Mind를 인수한 구글은 인공지능 윤리위원회를 설립하고 윤리강령을 제정해 이를 기술개발에 적용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이를 주도할 윤리위원의 명단과 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아 투명성을 놓고 비판받은 바 있다. 기업과 일부 학계의 연구를 통해 여전히 로봇의 윤리에 대한 실천은 개발주체의 개별적 양심에 따라 편리한 만큼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확산되면서 이들과 인간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은 빠르게 찾아올 것이다. 미국 워싱턴대 인공지능 법학자인 라이언 칼로 교수는 “다가오는 로봇과 인공지능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에 현행 법체계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로봇과 인공지능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법제도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이 문제에 대한 법 규범이 사법 판결 단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총체적인 입법단계로도 이어져야 한다는 각계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섹스로봇]로봇과 복상사 위험…동거는 준비됐나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로봇이 우리 앞에 나타난다면, 우린 무엇으로 스스로의 인간다움을 증명해야할까?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로이는 우리에게 질문한다. "너희 인간들은 보지 못한" 자신만의 경험과 기억을 반추하며. 사진 = 영화 '블레이드 러너' 스틸컷


인간이기 때문에


증기드릴과 맞서 인간의 우월함을 증명하려 했던 존 헨리의 거친 움직임만큼이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로봇의 발전 속도 앞에 인간은 아직 오만하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자신을 추격하던 데커드 형사가 난간에 매달리자 그의 팔을 끌어올려 목숨을 구해준 안드로이드 로이는 그런 인간을 비웃기라도 하듯 인간을 대신하는 동안 로봇만이 보고 느낄 수 있었던 찰나의 순간을 열거한 뒤 읊조린다. “그 모든 기억이 곧 사라지겠지, 빗속의 눈물처럼. 죽을 시간이야.” 끝을 아는 이의 삶에 불안이란 없다. 그렇기에 인간은 너무도 불안하고 나약한 존재다. 그런 인간을 위로하는 로봇과의 공생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로봇으로부터 인간을 지키기 위한 윤리적 규범 마련만큼이나 인간이 인간일 수밖에 없는,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탐구 또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너무도 인간적인 로봇에게 밀려 인간의 존재가치가 흔들리기 전에, 생각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인간의 영역이 인공지능에 침범당하고 있는 현실 앞에서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멀고도 가까운 숙제로 남을 질문이다.








김희윤 작가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이 기사와 함께 보면 좋은 뉴스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