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7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재순 전 국회의장이 17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김 전 의장은 1960년 옛 민주당 후보로 강원도 양구군 선거구에 출마,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그러나 김 전 의장은 1961년 5·16 쿠데타 이후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창당한 민주공화당에 합류했다.
김 전 의장은 공화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후 내리 3선(6·7·8대)을 기록하며 당 원내총무를 지내는 등 승승장구 했고, 9대 국회에서는 박정희 정권이 통일주체국민회의를 통해 간접 선출한 유신정우회 의원을 지냈다.
10대 총선에서 낙선한 김 전 의장은 1980년 신군부의 5·17 쿠데타 이후에는 잠시 정계를 떠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 의장은 1988년 13대 총선에서 민주정의당 소속으로 다시 등원했고, 여소야대(與小野大) 국면에서도 여당 출신 국회의장(1988~1990)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이후 김 전 의장은 14대 총선에서도 7선에 성공하며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 적잖은 공을 세웠다. 그러나 김영삼 정부가 정치개혁을 위해 추진한 공직자 개산공개 당시 각종 논란에 연루되면서 1993년 공직에서 사퇴했다. 당시 김 전 의장이 남긴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말은 비정한 정치권의 생리를 설명하는데 단골로 등장하기도 했다.
정계은퇴 이후 김 전 의장은 최근까지도 샘터 고문으로 활동해 왔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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