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원 인턴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그동안 존치 여부로 갈등을 빚어온 서울 종로구의 ‘옥바라지 골목’ 강제 철거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17일 낮 박 시장은 서울 종로구 무악동 옥바라지 골목 철거현장을 찾아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이 공사를 중단하겠다. 내가 손해배상 당해도 좋다”며 강제 철거 중단을 주장했다.
옥바라지 공원에는 현재 ‘구본장여관’이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데, 이날 오전 6시40분 재개발사업조합 측 용역업체 직원 60여명이 이 여관을 강제퇴거 집행하자 비상대책위 회원 50여명과 대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철거용역이 시위자들에게 소화기를 분사하면서 무력 충돌이 발생해 시민단체 회원 한 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 회원은 평소 심장 질환을 앓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현장을 방문한 박 시장은 이날 “상황이 어려운 걸 알지만 이건 예의가 아니다. 오늘 오후에 내가 비대위와 만나기로 했는데 오전에 (강제철거를 하면) 어떡하냐”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무악동 46번지 일대에 위치한 옥바라지 골목은 인근 서대문형무소에 투옥한 일제강점기 당시 애국지사와 군부정권 시절 민주화인사의 가족들이 머물며 옥바라지를 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에 옥바라지 골목 일대를 역사도시 재생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백범 김구 선생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 등 애국지사의 옥바라지를 기리며 보존해야 한다는 취지다.
옥바라지 골목은 그러나 재개발(롯데건설)이 추진되면서 지난 1월부터 강제 철거에 들어갔다. 재개발사업조합은 이곳 주민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해 자진 퇴거를 요구(이달 11일까지)하는 내용의 강제집행 예고장을 이달 4일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원 인턴기자 iamjaewon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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